[단독] 대법원 판결을 ‘쿠데타’ 규정한 與… 조희대 탄핵안 파장

윤예솔,이형민 2026. 3. 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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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탄핵안 초안 입수
민주·혁신당 등 112명이 준비
“별동대에 사건 넘겨 사전 심리”
국민일보가 25일 입수한 범여권 주도의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초안. 소추안에는 “총칼 대신 판결문을 동원한 현대판 사법 쿠데타”라는 표현이 담겼다. 권현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 범여권 112명이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등 조희대(아래 사진) 사법부 재판을 “총칼 대신 판결문을 동원한 현대판 사법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체 의석의 3분의 1이 넘는 범여권 의원이 강성 지지층을 위한 탄핵 공세에 나선 것이지만 국민적 공감이 부족해 실제 탄핵안 가결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일보가 25일 입수한 조 대법원장 탄핵안 초안에 따르면 탄핵 사유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대법원 심판권 행사 절차 위반, 적법절차 및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 침해, 상고심 권한 일탈, 정치적 선거 개입, 국회 위증 및 헌법수호 의무 방기 등 6개다.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지난해 5월 1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탄핵안은 조 대법원장이 “별동대를 동원해 직권남용을 하고, 내란 행위에 동조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이 공식 배당되기 전에 이미 ‘내부용 전원합의체’로 지정됐고, 비공식 재판연구관 조직에 기록을 넘겨 사전 심리가 진행됐다고 적시했다. 이 재판연구관 조직은 공동재판연구관실 형사조로, 탄핵안은 이들을 내내 ‘별동대’로 칭했다.

사건이 대법원 소부에 배당된 뒤 불과 2시간 만에 전원합의체로 회부된 것을 두고는 ‘마의 2시간’이라는 표현을 쓰며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완벽히 벗어난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전합 심리 과정에 대해선 “경악을 넘어 사법의 탈을 쓴 폭력이며, 군사작전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기 대선 일정에 맞춰 유력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하기 위해 사법 절차가 동원됐다”며 1심에 2년2개월, 항소심에 4개월이 소요된 사건이 전합 회부 이후 단 9일 만에 파기환송됐다고 적시했다. 이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헌법수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법조계에선 그러나 일련의 주장들은 정치적 궤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탄핵안은 대법원이 이 대통령 사건 소부 배당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불법 사전심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4월 22일 대법원 2부 배당 전 조 대법원장이 별동대라 불리는 비공식 재판연구관 조직을 동원해 사전 심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수의 법조인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 사건은 접수와 동시에 전합 심리가 예상되는 사건이었다. 대법원 내규는 전합 사건으로 지정할 수 있는 사건을 6가지로 분류한다. 이 중 이 대통령 사건은 ①중대한 공공의 이해관계와 관련되거나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은 사건 ③사회적 이해충돌과 갈등 대립 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종 판단이 필요한 사건 ⑤중요한 일반적 법 원칙을 강조하여 선언할 필요가 있는 사건 등 최소 3가지 요건을 충족한다는 평가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국민 판단을 앞둔 유력 대선후보의 사건이었고,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봤을 때 전합으로 가는 게 당연한 사건을 1개 소부 4명 대법관의 판단으로 끝냈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별동대 주장 역시 근거가 부실하다는 평가다. 전합 심리에 참여하는 12명 대법관에게 각각 2명이 배치된 전속 재판연구관을 제외한 나머지 연구관은 원칙적으로 모두 공동연구관실 소속이다. 대법원 근무 경력이 많은 한 부장판사는 “전합 심리가 예상되는 사건에 대해 공동 연구관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쟁점을 정리하는 것은 전혀 이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탄핵안은 조 대법원장이 불법 전합 사전심리를 은폐하려 대법원 2부에 ‘위장 배당’을 했다가 2시간 만에 다시 전합으로 사건을 회부했다고도 주장한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전합으로 회부될 사건이라는 합의 내지 공감대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사이에서 이미 있었기 때문에 소부에 배당되자마자 전합 회부가 이뤄진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대법원에 접수되는 사건은 원칙적으론 모두 전합 사건이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의 심판권은 합의체에서 행사하며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된다고 정한다. 단 단서조항을 통해 대법관 3명 이상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먼저 사건을 심리해 의견이 일치한 경우 등에 한해 소부에서 재판할 수 있다고 정한다.

탄핵안은 이를 법원조직법이 각 소부에 먼저 재판할 권한을 부여했는데도 조 대법원장이 이를 위배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해당 규정은 대법원에 사건이 몰리는 상황에서 모든 사건을 전합으로 판결할 경우 사건 적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사건 처리의 효율성을 위해 소부 판결이 가능하도록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은 “노골적인 3권 장악 시도”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탄핵소추로 조 대법원장을 직무정지 상태로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결국 사법부 최고위 인사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사법부까지 발밑에 두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예솔 이형민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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