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주식 판 1.2조 얻다 써?” 삼성생명의 ‘맹탕’ 밸류 업 공시

김진욱 2026. 3. 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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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최근 공시한 밸류 업(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삼성전자 주식 처분 이익의 환원 계획'이 빠져 주주의 원성이 자자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밸류 업 공시가 가장 큰 비판을 받는 지점은 삼성전자 주식 처분익 활용 계획 부재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처분익의 주주 환원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것은 가이드라인상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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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삼성생명이 최근 공시한 밸류 업(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삼성전자 주식 처분 이익의 환원 계획’이 빠져 주주의 원성이 자자하다. 삼성전자 주식 처분익은 1조2200억원에 육박할 정도라 이를 주주 환원에 어떻게 반영할지 시장의 관심이 컸다. 알맹이가 빠진 공시는 증시에서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인정받게 한 밸류 업 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밸류 업 공시가 가장 큰 비판을 받는 지점은 삼성전자 주식 처분익 활용 계획 부재다. 삼성생명은 지난 20일 장 시작 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 딜) 방식으로 삼성전자 주식 624만4658주(0.11%)를 총 1조2176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한 그룹 안에서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주식을 10% 초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금산 분리 규제를 지키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중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할 예정인데, 이 경우 주식 발행량이 줄어 삼성생명·삼성화재의 합산 지분율이 10%를 넘기게 된다.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미리 매각한 것이다.

큰돈이 들어온 만큼 시장의 주목도는 높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2월 발생했던 삼성전자 주식 처분익도 배당 재원에 포함했던 적이 있어 이번 처분익도 주주 환원에 반영될 것이라는 주주의 기대가 특히 뜨거웠다. 그러나 이번 밸류 업 공시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이 돈을 대주주 일가의 상속세 재원으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예비 실탄으로 쓰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돈을 주주 환원에 쓰지 않는다면 정부의 밸류 업 제도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목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거나 구체성이 떨어진다. 삼성생명은 “보험을 넘어 고객의 평생 위험과 건강 자산을 관리하는 라이프 케어 복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며 주주 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는데, 이 목표치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때 제시한 것과 같다.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을 18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했으나 지난해 말(잠정치 기준 198%) 이를 이미 넘겼다. 시니어 헬스 케어 사업을 육성하고 해외 운용사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지만 실적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으로 어떻게 연결될지는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다.

밸류 업 공시 체계가 느슨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밸류 업 공시는 2024년 도입됐는데 올해부터는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과세 특례’ 제도와 연계된다. 투자자가 특정 종목의 주식을 사 돈을 벌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고배당 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의 주주는 분리 과세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고배당 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 밸류 업 공시다.

문제는 밸류 업 공시가 자율이라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정해두기는 했지만 기업 판단에 따라 일부 생략이 가능하고 특정 항목은 ‘다음 공시 때 포함하겠다’며 미룰 수 있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약식 공시도 허용됐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처분익의 주주 환원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것은 가이드라인상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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