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수수는 의례적 인사 차원"...주가조작·통일교 연루 김건희 2심 시작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금품 수수는 의례적 인사 차원이었고,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15-2부(고법판사 신종오·성언주·원익선)는 이날 오후 2시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여사는 검은 정장에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입정하며 지지자들이 모인 방청석을 향해 인사했다.
주가조작 공동정범 성립하나
항소심에선 김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세력과 범행을 공모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이 쟁점이었다. 1심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식했을 수 있다”면서도 공동정범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선 공범 사이의 의사 결합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특검은 사실오인, 법리 오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꾸준히 매매했단 걸 감안하면 이런 행위가 정상적으로 형성된 시세 및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변동시킬 걸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의사 합치 하에 실제 매도까지 했으므로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했다.

특검 “최소한 방조는 인정해야”
또 특검은 김 여사가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함으로써 시세조종 행위를 용이하게 해줬다는 점에서 최소한 방조 혐의는 인정된다고 했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의 혐의로 주가조작 ‘방조’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1심에서 공소시효 도과로 일부 면소 판단이 나온 것에 대해선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하나의 범죄로 구성)에 해당함으로 공소시효 시점을 ‘전체 범행이 종료된 시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시세조종 관련자 중 김 여사와 공모했다고 진술한 사람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동정범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측은 “김기현이 권오수에게 주식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한 뒤 미래에셋에 송금한 점만으로는 의사 합치를 이뤘다고 입증할 수 없다”며 “암묵적으로 의사가 일치했다는 특검 측 주장은 독단적 추정에 불과하다”고 했다.

명태균, 통일교 두고도 공방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았다는 혐의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특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무죄 선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명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이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건 정상적인 여론조사가 아니기 때문이고, 구두 계약 체결 증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여사 측은 김 여사가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정치자금법 위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 측은 통일교 금품 수수에 관해선 “금품 수수는 의례적 인사 및 관계형성 차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알선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샤넬가방 2점 중 1점과 6220만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선 대가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김 여사 측은 “청탁과 알선 대가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특검은 “통일교로부터 묵시적으로 청탁받은 것”이라며 몰수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조수빈 기자 jo.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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