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공업, 산업재해·근로기준법 위반…"환경개선 요구 임원이 거절"

신진호, 최모란, 최종권, 이아미, 곽주영 2026. 3. 2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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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안전공업 현장감식에 나선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건물 안에서 내부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참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에서 산업재해로 직원이 다치고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회사가 행정 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김포갑)과 허종식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인천 동구미추홀갑)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15년)간 안전공업은 5건의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행정 처분을 받았다.


직장 내 갑질 부실조사·임금 미지급 신고당해


2021년 6월 14일에는 공장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신고(근로기준법 제76조 2항)가 접수돼 관할인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조사를 벌였다. 당시 신고자가 신고를 취하하면서 종결됐다. 같은 해 11월 25일에는 동료 직원의 갑질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건 역시 신고자가 취하하면서 행정종결 처리됐다.

화재 참사가 발생하기 10개월 전인 지난해 5월 16일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한 뒤 사실 확인을 위해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2021년 6월 15일에는 임금 1억62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신고(근로기준법 제36조)가 접수돼 관할 당국이 조사를 벌였다. 이 신고는 회사 측이 밀린 입금을 지급하면서 종결 처리됐다.

대형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의 손주환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합동 감식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안전공업 본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전공업에서는 지난 2022년 근로자가 작업 중 중상을 입는 산업재해도 발생했다. 김주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안전공업 생산직 근로자인 A씨는 단조 프레스 작업 중 기계가 멈춘 것을 확인하고 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이 기계에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2022년 프레스 작업 중이던 직원 다쳐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안전공업 임원진이 환경개선 요구를 묵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안전공업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현장 직원들이 안전을 확보해줄 것을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임원들이 이를 반려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이 지목한 임원은 상무와 공장장이며 상무는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의 자녀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전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3개월에 한 번씩 진행하는 산업안전보건운영위원회에서 사용자 측에 환경시설과 집진시설 등 화재 위험이 높은 곳의 개선을 요구했다”며 “현장의 반복적인 안전 경고와 요구를 묵살한 결과가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발생한 화재로 건물 전체가 붕괴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동관 모습. 신진호 기자

경찰은 공장 증축 인허가 기관인 대덕구와 소방·안전점검 감독기관인 대덕소방서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경찰은 안전공업이 동관 건물 2~3층 사이에 불법으로 100평(330㎡) 규모의 휴게공간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관계기관이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휴게공간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1월 사이 증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불법증축·소방안전서류 중점 조사


대전경찰청은 25일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수사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동관(공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였다. 화재 다음 날인 21일 첫 감식에 들어간 뒤 다섯 번째 감식이다.
지난 20일 발생한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 사고 때 9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된 2~3층 사이 휴게실(붉은 선). 이곳은 행정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만든 불법 시설로 확인됐다. [사진 대전시]
경찰은 이날 감식에서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동관 건물 1층 진입을 시도했다. 화재로 붕괴한 동관은 주차장 진입로와 불법으로 증축한 휴게공간(2~3층 사이)이 위치한 앞쪽은 진입이 가능하지만, 뒤쪽은 바닥까지 완전히 무너져 통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선 네 차례 합동감식에서도 이곳에 대한 정밀감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발화지점 찾기 위한 다섯 번째 현장감식


본관 공장 뒷부분은 4개의 생산라인이 설치된 곳으로 안전공업 직원은 지난 22일 경찰 조사에서 “(화재 발생 때) 가공라인에서 일했는데 당시 4라인 천장 덕트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대덕소방서도 구조한 직원들로부터 “1층에서 시작한 불이 2~3층으로 올라온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대전=신진호·최종권·이아미·곽주영 기자, 최모란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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