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설관리공단 조례 심사 착수...기대 속 '요금인상·시기' 논란
"요금인상, 책임성 약화 우려...왜 선거 앞두고 심사?"

지난 민선 7기 제주도정 당시 장기간 표류하다 무산된 이후 규모를 축소해 다시 추진되고 있는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조례 제정안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심사가 본격 시작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박호형)는 25일 제447회 임시회 회의에서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원들은 공단 설립을 통해 하수처리 등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수처리 비용 급증으로 인한 요금인상 및 위험의 외주화로 책임성 약화 등 우려를 제기했다.
또 현재의 현장 근로자 및 시민사회, 노동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하성용 의원(안덕면)은 "비용 추계가 맞는지에 철저한 검증이 좀 필요하다고 보인다"라며 "77억원 정도 비용수지가 개선된다고 보이는데, 이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또 "재원 조달 방안을 보면, 일반회계와 하수도사업특별회계, 자체수입으로 충당하지 못하면 제주도가 투입하는 구조"라며 "자체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부담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요금인상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시설공단이 설립되면 책임성은 도지사에게 있는가, 시설공단 이사장에 있는가"라며 "대형 사고 등이 발생하면, 책임을 이사장이 지고, 제주도는 관리감독 부분에 대해서만 진행하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기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77억원이 절감된다는 분석의 경우, 지금 가장 큰 부분은 민간에 위탁돼 있는 일반관리비와 부가가치세 이윤으로, 66억원에 달하고 있어 명확하게 산정됐다고 본다"라며 "시설공단을 설립하면 기존 직영+민간위탁 구조에서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실장은 "하수도 요금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도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라며 "이는 공단이 생겨도 변함없이 적용되기 때문에, 공단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공단에서 발생한 사고 등의 책임성과 관련해 "시설공단은 이미 만들어진 시설에 대한 관리.운영을 맡게 된다"라며 "정책적인 판단, 대규모 신규 시설 또는 대수선 등 정책적 판단은 여전히 제주도가 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 및 타시도 시설관리공단 사례를 보면,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1차적으로는 시설공단 이사장이 책임자로 돼 있다"며 "다만 여러가지 정무적 판단 및 종합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도지사가 책임을 지도록 운영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국민의힘 강상수 의원(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저는 시설공단이 적극적으로 설립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다만, 설치되면 이전이 어려운 만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큰 결단이 필요하다"며 서귀포 지역에 공단 주사무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경미 의원(삼양.봉개)은 "저는 이 조례를 13대 의회로 넘기자고 주장하는 사람"이라며 "제주도는 이 조례가 통과해도 이사장 선임 절차를 민선 9기에 시작한다고 하는데, 굳이 조례를 빨리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조례를 제정해도 되는데, 굳이 이 시점에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선거로 인해 다른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고, 선거때까지 임원 선임 절차도 밟비 않을 것인데 무리수를 둬야 하는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설관리공단 설립은 민선 7기 도정 당시 타당성 용역을 거쳐 행안부로부터 조건부 승인까지 받았지만, 2020년 도의회 심의에서 최종 부결된 바 있다. 인력 및 재정 비효율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번에 6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시설공단은 하수시설 및 환경시설 분야를 전담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설립 논의 과정에서 현재 제주도의 하수도 및 환경시설 분야에 근무중인 공무직 직원 등의 전적도 고려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전적자는 '0'명인 상태에서 준비하기로 했다.
다만 신규 및 경력 직원 채용 과정에서 이직하는 형태로 현 공무직 직원 등이 이동할 수 가능성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6월 선거 이후 공단의 정관을 제정하고, 채용 등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공단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처음에는 경영기획본부를 우선 출범한 뒤 내년 7월 하수도시설, 2028년 환경시설, 2029년 현대화사업이 완료되는 제주하수처리장을 차례로 인계받아 운영을 맡게 된다.
제주도는 공단이 설립되면 295명의 신규 및 경력 직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로 해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설공단 설립과 관련해 제주도는 공공시설 증가로 행정적.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관련 업무의 전문성과 지속성 결여, 이로인한 운영 효율성 저하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어 시설공단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제주지역본부,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는 지난해 말 기자회견을 열고 하수.환경시설 등에 대해 시설공단이 아닌 민간위탁사업들을 직영으로 운영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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