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당원마저 민주당 찍는다"…'김부겸 압도' 여론에 국힘 쇼크

김규태 2026. 3. 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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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등판론이 불거진 이후 첫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국민의힘이 발칵 뒤집혔다. 김 전 총리가 후보로 나올 경우, 국민의힘 후보 8명 중 누가 붙어도 전패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보수 본산인 대구마저 민주당에 헌납해야 할 처지까지 내몰렸다”는 우려가 나왔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2~23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 7.2%,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한 결과,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과의 1대1 대결에서 모두 앞섰다. 지난 22일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주호영 의원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 김 전 총리와 유일하게 접전을 벌인 건 이 전 위원장이었다. 두 사람 간 양자 대결에서는 김 전 총리가 47.0%, 이 전 위원장이 40.4%로 오차범위 내였다. 리얼미터는 “이 전 위원장이 김 전 총리와 대립할 때 야권 지지층을 가장 강력하게 결집시켰다”고 분석했다.

주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김 전 총리 45.1%, 주 의원 38.0%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김 전 총리는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의 컷오프 이후 국민의힘 선두 후보로 올라선 추경호 의원과도 47.6% 대 37.7%로 큰 격차를 보였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지난 3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최은석·추경호·윤재옥 의원, 주호영 국회부의장, 유영하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연합뉴스

김 전 총리는 윤재옥 의원과는 47.6% 대 32.9%, 유영하 의원 간엔 49.3% 대 33.2%로 모두 두 자리 수 이상 차이였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내정설’이 불거졌던 최은석 의원과도 51.7% 대 26.0%로 더블 스코어로 조사됐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힘은 혼란에 빠졌다. 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인사는 “6·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TK)는 필승 구도라고 보고 선거판을 짰는데 모두 어그러진 상황”이라며 “어디서부터 수습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된다”고 했다. 영남 지역 의원들도 침통한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구를 돌아다녀 보면 대구 당원들마저도 김부겸을 찍겠다는 사람이 수두룩하다”며 “시민들은 국민의힘은 싸우기만 하지 도대체 뭘하는 지 모르겠다는 항의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다른 3선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는 빨간 옷도 안 입는다. TK 사수도 어렵다는 게 지역 민심”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쇼크는 공관위와 지도부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김미애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지지율 높은 후보를 컷오프 할 때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사전공지한 룰대로 해야 선수도 시민도 당원도 수긍할 것 아닌가”라며 “개혁대상은 바로, 우리들”이라고 적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재경위원장실에서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60325


이진숙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갖다 바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며 “왜 민심과 다른 결론이 나왔는지 국민과 당원 앞에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정현 공관위원장에게도 면담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호영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주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일(26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뒤, 민심과 당원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 무소속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서도 “장 대표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보수 진영의 경쟁자를 제거하는 차원에서 무리하게 컷오프를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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