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당원마저 민주당 찍는다"…'김부겸 압도' 여론에 국힘 쇼크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등판론이 불거진 이후 첫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국민의힘이 발칵 뒤집혔다. 김 전 총리가 후보로 나올 경우, 국민의힘 후보 8명 중 누가 붙어도 전패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보수 본산인 대구마저 민주당에 헌납해야 할 처지까지 내몰렸다”는 우려가 나왔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2~23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 7.2%,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한 결과,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과의 1대1 대결에서 모두 앞섰다. 지난 22일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주호영 의원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 김 전 총리와 유일하게 접전을 벌인 건 이 전 위원장이었다. 두 사람 간 양자 대결에서는 김 전 총리가 47.0%, 이 전 위원장이 40.4%로 오차범위 내였다. 리얼미터는 “이 전 위원장이 김 전 총리와 대립할 때 야권 지지층을 가장 강력하게 결집시켰다”고 분석했다.
주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김 전 총리 45.1%, 주 의원 38.0%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김 전 총리는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의 컷오프 이후 국민의힘 선두 후보로 올라선 추경호 의원과도 47.6% 대 37.7%로 큰 격차를 보였다.

김 전 총리는 윤재옥 의원과는 47.6% 대 32.9%, 유영하 의원 간엔 49.3% 대 33.2%로 모두 두 자리 수 이상 차이였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내정설’이 불거졌던 최은석 의원과도 51.7% 대 26.0%로 더블 스코어로 조사됐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힘은 혼란에 빠졌다. 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인사는 “6·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TK)는 필승 구도라고 보고 선거판을 짰는데 모두 어그러진 상황”이라며 “어디서부터 수습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된다”고 했다. 영남 지역 의원들도 침통한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구를 돌아다녀 보면 대구 당원들마저도 김부겸을 찍겠다는 사람이 수두룩하다”며 “시민들은 국민의힘은 싸우기만 하지 도대체 뭘하는 지 모르겠다는 항의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다른 3선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는 빨간 옷도 안 입는다. TK 사수도 어렵다는 게 지역 민심”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쇼크는 공관위와 지도부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김미애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지지율 높은 후보를 컷오프 할 때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사전공지한 룰대로 해야 선수도 시민도 당원도 수긍할 것 아닌가”라며 “개혁대상은 바로, 우리들”이라고 적었다.

이진숙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갖다 바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며 “왜 민심과 다른 결론이 나왔는지 국민과 당원 앞에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정현 공관위원장에게도 면담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호영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주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일(26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뒤, 민심과 당원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 무소속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서도 “장 대표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보수 진영의 경쟁자를 제거하는 차원에서 무리하게 컷오프를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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