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리 집 앞 역 지나야”…동백신봉선 두고 주민 갈등 심화
상권 조성된 신봉동…성복동은 주거 밀집 지역
상반기 사전타당성 조사…기본설계 후 역 위치 확정

“동백신봉선이 개통하면 신분당선 성복역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구성역을 빠르게 오갈 수 있어 주민 관심이 큽니다. 역이 들어서는 곳이 용인 서부 핵심 지역이 될 테니 성복동과 신봉동 주민들 신경전도 치열합니다.” (성복동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
기자가 24일 방문한 경기도 용인 성복동과 신봉동에서는 지역 주민들간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용인 동부와 서부를 관통하는 도시철도인 동백신봉선 노선을 두고 성복동과 신봉동 주민 입씨름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동백신봉선은 기흥구 동백역에서 구성역과 성복역을 지나 신봉동까지 가는 14.7㎞ 길이 노선으로 총사업비 1조7910억원이다. 용인과 서울을 오가는 GTX-A와 신분당선을 동시에 지나는 것으로 계획돼 발표 직후부터 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상반기 중 노선 사전타당성 조사가 예정된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사업성 분석 자료를 제작하며 철도역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용인시 시민참여 플랫폼인 ‘두드림’에는 동백신봉선 노선 재검토를 요청하는 민원이 올라와 1111명의 동의를 얻었다. 노선의 비용 대비 편익(B/C)을 고려했을 때 성복동에서 신봉동으로 향하는 구간 수정이 불가피한 만큼 용인시가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청원 내용이다.
이에 성복역에서 신봉동 종점까지 가는 노선을 두고 주민 이견이 벌어지고 있다. 철도가 대단지 밀집 지역인 성복동과 신봉동 중 한 곳을 지나는데 양측 모두 자신들의 지역에 철도역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해보니 신봉동과 성복동은 약 400m 거리지만 사이에 높은 언덕이 있어 두 지역을 오가려면 언덕을 우회하거나 지난 2023년 개통한 수지중앙터널을 지나야 했다. 이에 한 지역에 철도가 생기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이용하기는 어려운 구조여서 신설 역 위치를 두고 입장차가 클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양 지역간 갈등은 지난해 경기도가 동백신봉선 계획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동백신봉선은 성복역을 거쳐 성복동 내부와 수지중앙터널을 관통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이를 두고 신봉동 주민들은 해당 계획대로라면 지역 핵심 상권인 신봉동 동쪽에서 철도를 이용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봉동 동쪽에 역 설치를 원하는 주민들은 사업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지역 내 단지가 많고 대형마트와 교회가 가까운 신봉동 동쪽에 역이 생겨야 더 많은 수요가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노선이 성북동을 지날 경우 성북천을 관통하고 급격한 곡선 구간이 생겨 공사비가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사업성을 분석한 자료를 제작해가며 용인시 설득에 나서고 있다. 주민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봉동 동쪽을 지나는 노선의 공사비는 약 3500억~3900억원이다. 그와 달리 성복동 안쪽을 지나는 노선 공사비는 곡선 구간을 고려했을 때 약 4600억~5000억원 수준이다.
‘두드림’에 글을 올린 청원인도 “단순히 잠만 자는 베드타운을 연결하는 노선은 낮 시간대 공동화 현상으로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신봉동 초입의 상권, 대형마트, 대형 종교시설을 노선 영향권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성복동 주민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출퇴근 수요를 고려했을 때 성복동에 노선이 지나야 더 많은 인원이 이용한다며 맞서고 있다. 동시에 성복동 역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주민 의견을 모으고 있다.
주민들은 제 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성복동에 철도가 지나면 10개 이상 단지에서 약 6000가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단지 수요를 고려했을 때 성복동에 역이 생기는 것이 신봉동 동쪽에 설치되는 것보다 더 많은 고정 수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성복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성복동 안쪽은 버스 없이 철도를 이용하기 힘든 구조라 신규 역사 설치가 절실하다”며 “현 계획대로라도 수지중앙터널을 지나 신봉동 서쪽을 지날텐데 신봉동에 더 많은 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억지”라고 강조했다.
노선이 확정되기 전부터 양 지역 주민들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 속 용인시는 올해 상반기 중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등 사업 속도를 낼 예정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기본설계 단계에서 정확한 역사 위치가 확정될 예정이라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시에 접수된 주민 의견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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