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의 그래도] 빈 무덤·목격자·제자들 순교… “부활은 진실이자 우리 미래의 보증”

이명희 2026. 3. 25.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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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부활이 의심될 때
<상> 예수 부활의 증거
게티이미지뱅크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을 지나고 있다. 다음 주 고난주간에 이어 다음 달 5일은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이다. 부활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불교 이슬람교 등 여러 종교가 있지만 기독교가 구별되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우리 죄를 대속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다는 점이다.

종교가 현생의 평안을 주는데 끝난다면 덧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는 죽음이 끝이 아니며 고통과 슬픔, 차별과 멸시 없는 평화로운 천국에 대한 소망을 기약하고 있다. 우리가 천국과 부활을 믿는 것은 예수가 장사된 지 사흘 만에 부활하고 승천하셔서 몸소 증거를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예수 부활의 핵심 증거들

예수의 부활이 사실일까. 로마 군인들의 모진 고초에 기절해 사흘 동안 무덤에 누워 있다가 일어난 것은 아닐까.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숨겨두고 부활한 예수를 만났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닐까. 실제 몸은 죽었는데 제자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는 것을 부활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닐까. 예수 부활을 놓고 회의론자들은 갖가지 의혹들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은 역사적 신학적 법의학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이 입증됐다. 예수는 확실히 십자가에서 사망했다. 로마 군인들의 처형 기술과 옆구리에서 나온 피와 물 등 의학적 증거는 가사 상태가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무덤이 실제로 비어 있었다는 점과 베드로와 500여명 등 다수의 목격자가 증언하고 있다는 점, 복음서와 바울서신 등 초기 기록들도 부활을 입증하는 핵심 논거다. 예수의 부활과 승천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구전되고 기록됐다. 복음서를 비롯한 초기 기록들은 신화로 만들어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50년간 부활을 연구해온 역사학자이자 철학자인 게리 하버마스는 전문가들이 1975년부터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로 기록한 부활 관련 학술 논문 및 저서 2200여편을 모았다. 이를 분석한 결과 비기독교인이나 자유주의 신학자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최소 사실’ 5가지를 추려냈다.

첫 번째는 예수의 죽음은 성경 외에도 1세기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와 코르넬리우스 타키투스의 기록, 유대교 경전 ‘탈무드’ 등을 통해 확증된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이다. 1971년 발견된 요세푸스의 ‘유대 고대사’ 아랍어 판본에는 “이 무렵 예수라는 현자가 있었다. 그는 놀라운 기적을 행하는 사람이었고 추종자들이 많았다. 그는 메시아라고 여겨졌다. 빌라도가 그를 십자가형에 처했으나 처음에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그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죽은 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났다고 제자들이 주장했다”고 기록돼 있다.

두 번째는 빈 무덤이다. 하버마스 조사에 따르면 75%가량의 학자들이 빈 무덤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한다. 당시 증언의 법적 효력이 없던 여성을 굳이 빈 무덤의 첫 목격자로 기록한 것도 부활이 사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제자들이 부활한 예수를 만났다고 믿었고 그들은 이 믿음을 위해 기꺼이 순교를 택했다는 점이다. 거짓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사람은 없다는 논리다.

기독교를 박해하던 사울(바울)과 회의론자였던 예수의 형제 야고보가 부활한 예수를 만난 뒤 회심하고 순교한 사건들도 예수 부활의 증거로 제시한다. 그는 5가지 사실을 모두 만족시키는 합리적인 설명은 실제 부활뿐이라고 말한다.

부활 허구성 증명하려다 회심

무신론자이자 미국 ‘시카고트리뷴’ 법조 기자로 일했던 리 스트로벨은 예수 부활의 허구성을 추적하기 위해 역사학자 고고학자 신학자 의학자 등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그러나 그는 부활이 거짓이라고 증명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고 ‘리 스트로벨의 부활의 증거: 5가지 부활의 증거와 확신’을 썼다. 하버마스가 도출해 낸 부활을 입증하는 5가지 최소 사실에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십자가 처형 시 사망 여부, 제자들의 환상 가능성, 성경의 신뢰성 등을 파헤쳤다.

탈봇신학교 연구교수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는 스트로벨과의 인터뷰에서 “부활 이야기에서 빈 무덤을 맨 처음 발견한 사람들로 여자가 등장한다는 사실은 정말 의외가 아닐 수 없다”며 “복음서 저자들이 아무리 곤란한 내용일지라도 사실을 충실히 기록했음을 보여주며 아울러 여자들이 빈 무덤을 발견한 일이 나중에 꾸며낸 전설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스트로벨은 심리학자를 찾아가 “500명이 동시에 똑같은 환각을 볼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환상을 여럿이 함께 볼 수는 없다는 답을 들었다. 환상이 보이려면 생각이 멍하게 풀려 있어야 하는데 제자들은 십자가 사건이 있은 후 두려움과 의심과 절망에 빠져 있었다.

하버마스와 ‘예수 부활을 입증하는 증거’라는 책을 공저한 마이클 리코나는 스트로벨과의 인터뷰에서 “시신이 무덤 속에 그대로 있었다면 훔쳐 갔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더러 제자들이 그 뻔한 거짓말을 위해 평생 고난과 죽음까지 감수했다는 것도 황당무계한 주장”이라고 했다.

무신론자 기자 출신인 프랭크 모리슨도 예수의 부활이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가 조사하면 할수록 부활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1930년 ‘누가 돌을 옮겼는가?’란 책을 출간했다. 그는 “내가 쓰려 했던 책(부활 부정)은 증거의 무게에 눌려 쓰여질 수 없었다”고 했다.

모리슨은 “만약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갔다면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을 위해 고문을 당하고 죽어갔다는 뜻이 된다. 인간 본성상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무덤의 돌이 옮겨졌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돌이 옮겨진 방식과 그 이후 일어난 사람들의 변화”라고 했다. 스승이 처형당하자 절망하며 뿔뿔이 흩어졌던 겁쟁이 제자들이 갑자기 목숨을 걸고 부활을 전파하게 된 ‘심리적 동기’를 설명할 길은 오직 실제 부활뿐이라고 강조한다.

무덤을 막았던 돌은 성경 기록과 고고학적 근거로 볼 때 장정 여럿이 달라붙어야 옮길 수 있는 거대한 것이었다며, 제자들이 훔쳤다면 잠자는 로마 병사들 몰래 그 무거운 돌을 소리 없이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대 권력자들이 옮겼다는 가설도 맞지 않는다. 부활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시신을 공개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수 부활의 의미

세계적인 신약학자이자 역사학자인 톰 라이트는 저서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에서 예수가 십자가에서 기절한 것이지 실제 죽지 않았다는 의심에 대해 십자가 처형은 로마 군인들이 좋아하는 사형 방법 중 하나였다고 주장한다. 예수가 육체적으로 부활하지 않았고 다만 제자들의 마음속에 계속 살아있다는 발상도 일축한다. 유대교 용어에서 부활은 언제나 일정 기간 죽었다가 새로이 육체화된 생명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몸으로 부활하셨음을 초창기 그리스도인들이 믿었고 그 믿음은 그들의 말이 과연 사실이기에 설명 가능하다”고 했다.

예수의 부활은 단순히 죽었다가 살아난 사건을 넘어 기독교 신앙의 뿌리이자 완성이다. 우리는 십자가 사건을 통해 구원받았고 영생을 보장받았다. 라이트는 부활의 첫 번째 의미는 예수가 이스라엘의 메시아이고 그 안에서 창조주의 구속 계획이 결정적 성취에 도달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 의미는 부활이 예수를 피조 세계 내의 모든 사람과 모든 것들로부터 절대적 충성을 요구하는 세상의 참된 주권자와 하나님의 아들로 세운다는 것이다. 예수는 창조주의 새 세상의 시작이다. 세 번째 의미는 예수가 한 분 참 신의 인격적 화신이자 계시라는 것이다. 예수가 곧 주이자 하나님이다.

팀 켈러는 ‘부활을 입다’에서 “성경의 놀라운 메시지는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 미래의 하나님 나라를 현재 속에 들여놓으셨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진다는 것은 한때 우리를 지배하던 것들에서 해방된다는 뜻”이라며 우리를 죄책감과 정죄에서 해방하는 것은 물론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도 해방시킨다고 했다. 예수의 부활은 우리도 미래에 부활한다는 보증이자 증거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를 속박하는 다른 권세들, 권력이나 물질적 번영과 안락, 과학기술, 전쟁 등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고 했다.

예수 부활 사건은 초대 교회의 태동과 기독교 번성을 이루게 된 출발점이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갖은 박해와 핍박, 순교까지 불사하며 믿음을 지킨 것은 예수 부활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었고 이를 통해 죄사함을 받고 구원받았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명희 논설위원·종교전문기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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