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귀로 정보 얻기 힘든 아이들 신체적 체험 중요”

김용현 2026. 3. 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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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난다는 이야기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장애 아동은 연신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았다.

호시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국 특수학교 교사들이 매주 가정용 맞춤 교재를 직접 만들어 배포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일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아이는 귀한 가능성을 품고 있고, 시청각장애 아동을 키우는 일은 힘들지만 그만큼 더 큰 기쁨과 보람이 있다. 한국의 저력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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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 유코 요코하마 훈맹학원장
시청각장애아동 특강·인터뷰
철저한 일대일 교육 강조
전철 좋아하는 아이 위해
철도 주제로 독해 교재 만들기도
호시 유코 일본 요코하마 훈맹학원 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시청각장애 아동 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리포터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난다는 이야기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장애 아동은 연신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았다. 선생님은 아이를 운동장 한가운데로 데리고 나가 나무 빗자루에 함께 올라탔다. 땅에 두 발을 딛고 빗자루를 나란히 쥔 채, 교사는 촉수화로 아이와 교감했다. “우리는 진짜 날 수는 없지만 해리처럼 나는 걸 상상해 봐” 그 순간 운동장의 빗자루는 아이에게 ‘현실에는 없지만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상상의 세계’를 만지게 해준 첫 통로가 됐다.

호시 유코(68) 일본 요코하마 훈맹학원 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이같은 교육 현장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눈과 귀로 정보를 얻기 힘든 아이들에게는 직접 빗자루를 타보거나 흙을 만지는 신체적 체험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데 사실 모든 교육이 그렇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호시 원장은 KSD나눔재단이 후원하고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가 주최해서 열린 ‘2026 시청각장애아동 교육 국제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장애 아동마다 남아 있는 감각과 흥미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호시 원장은 철저한 일대일 교육을 강조한다. 정시에 오고 원하는 곳에 데려다주는 전철을 유독 좋아했던 아츠시 모리를 위해 교사들은 국어 독해 교재를 철도 관련 내용으로 직접 만들었다. “철도가 없었으면 성장할 수 없었다”던 30대 청년으로 자란 아츠시는 이제 일본 한 대학의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사람의 세계를 끈질기게 열어젖히는 일본 특수교육의 뿌리에는 기독교의 영향이 자리 잡고 있다. 호시 원장이 몸담은 요코하마 훈맹학원은 1889년 미국 감리교 파송 선교사 샬럿 드레이퍼가 설립한 학교로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긴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사명감은 일본 특수교육 현장 전반에 배어 있다. 호시 원장이 과거 쓰쿠바대학 부속 맹학교에 재직할 당시, 단 한 명의 시청각장애 아동이 전학 온다는 소식에 교원 20명이 자발적으로 촉수화를 익히기도 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아직 시청각장애 아동과 관련한 국가 차원의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맞춤형 지원보다는 개별 신청을 통한 지원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각장애를 우선 등록한 시청각장애인이 청각장애 관련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장애등록 자체를 포기하는 이들도 많아서 보건복지부가 추산한 시청각장애인 1만명이라는 통계는 말 그대로 추산이다.

교육과 돌봄의 몫은 고스란히 민간의 부담이다. 헬렌켈러센터의 6명 전담 직원이 29명의 아동에게 일대일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별 교사를 찾고 교육법을 개발하고 있다. 지원이 필요한 모든 아이를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공통 지침 마련을 위한 촉감교육 매뉴얼 발간과 ‘한국판 헬렌켈러법’ 제정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호시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국 특수학교 교사들이 매주 가정용 맞춤 교재를 직접 만들어 배포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일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아이는 귀한 가능성을 품고 있고, 시청각장애 아동을 키우는 일은 힘들지만 그만큼 더 큰 기쁨과 보람이 있다. 한국의 저력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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