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 덮친 증시… 세상은 망하지 않고 혁신은 지속된다
코로나 때도 공포… 장기 침체 경고
대중 예상 뛰어넘고 강력한 상승장
AI 투자 사이클, 일시적 테마 아냐
기술진보 트렌드, 강력한 성장 동력

중동의 화약고가 또다시 폭발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시화되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투자자들의 심리는 얼어붙었고, 대외 에너지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비관적인 뉴스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투자자들의 계좌는 평가 손실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피로감과 투매의 유혹, 극한 공포심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사태의 피상적인 현상에 매몰되지 않고 그 이면에 자리한 본질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근 불거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직접 타격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것이 통제 불능의 전면전으로 치닫기 위한 맹목적이고 우발적인 군사 행동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무리하게 핵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끊임없이 키워온 이란을 강력하게 억제하고, 대리 세력을 내세운 국지적 도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제한적 타격의 성격이 짙다. 즉 압도적인 군사력을 통해 이란의 무력 행보에 확고한 제동을 걸고 위태로운 중동 지역의 세력 균형을 안정시키려는 구상인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확전은 피하면서도 강력한 억제력을 바탕으로 향후 전개될 협상 테이블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유하려는 계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단기적인 무력 충돌이 시장을 강하게 흔들 수는 있겠으나 역설적으로 이는 시장을 짓눌러왔던 해묵은 불확실성을 점차 해소해 가는 과정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
자본 시장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증시는 언제나 위기라는 거친 자양분을 먹고 자라며 대중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회복 탄력성을 증명해 왔다. 멀리 갈 것 없이 2020년 전 세계를 멈춰 세웠던 코로나19 팬데믹의 공포, 그리고 2025년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동 당시를 되돌아보자. 당시 글로벌 증시는 바닥을 알 수 없는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고 다수의 전문가들이 극심한 침체를 경고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본의 생태계는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주었다. 시장은 불과 수개월 만에 거시경제적 충격을 흡수해 냈고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전의 고점을 훌쩍 넘어서며 역사에 남을 강력한 상승장을 연출했다.
물론 이번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지정학적 갈등의 불씨가 살아 있는 동안 증시는 국제 유가와 환율의 급등락에 따라 하루하루 널뛰기 장세를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혹독하게 시험할 수도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변동성이 지배하는 시기에 투자자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시장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원초적인 ‘공포’다.
비관적인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보유하고 있던 우량 자산을 헐값에 내던지는 ‘뇌동매매’를 자제해야 한다. 계좌의 손실을 확정 짓고 수익 회복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치명적인 실수가 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자본 시장에서 발생했던 거대한 위기들은 항상 그에 상응하는 수익 창출 기회를 동반해 왔다는 점을 잊지 말자.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을 때는 경제 시스템이 무너질 것 같은 압도적인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러나 훗날 폭풍우가 걷히고 맑은 하늘 아래서 그 캄캄하던 시점을 되돌아보면, 대중이 공포에 질려 시장을 떠나던 바로 그 칠흑같은 순간이 우량 자산을 좋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었던 최적기였음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해 왔다. 지금은 기업의 내재 가치가 뛰어난 우량주를 중심으로 기존의 보유 비중을 흔들림 없이 굳건히 유지할 시점이다. 만약 시장이 과도한 공포로 인해 비이성적으로 하락한다면 오히려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역발상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중동에서 들려오는 지정학적 소음 속에서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거대한 산업적 진화’의 톱니바퀴는 단 1초도 멈추지 않고 맹렬히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강력하게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핵심 인프라 산업에서의 막대한 투자 사이클은 한순간 유행하고 사라질 일시적인 테마가 아니다. 진정한 AI 시대를 열기 위해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 개발,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증설, 전력 인프라의 확충, 그리고 AI 모델 개발 등은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새로운 ‘대투자 시대’의 웅장한 서막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기술 진보의 메가 트렌드는 이란 사태라는 지정학적 이벤트를 뛰어넘는 거대하고 강력한 장기 성장 동력이라고 봐야 한다.
단기적인 뉴스 흐름과 시장의 변동성이라는 소음에 매몰되어 이 큰 그림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당장 눈앞의 파도만 본다면 두려움에 휩싸여 방향을 잃겠지만, 고개를 들어 거대한 혁신의 지평선을 바라보면 우리가 향해 가야 할 목적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영리한 비관론자들은 온갖 이유를 대며 세상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자본 시장의 역사 속에서 묵묵히 큰 부를 축적해 온 사람들은 결국 ‘세상은 망하지 않고, 혁신은 지속된다’라는 굳건한 믿음을 실천해 온 낙관론자들이었다. 지금처럼 짙은 불안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일수록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가 거시적인 변화를 읽고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적인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대중이 두려움에 질려 시장에서 도망치고 싶어할 때가 바로 그 어느 때보다도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며 위기를 수익 창출의 기회로 삼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성호 아크미스자산운용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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