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최윤범 경영권 사수했지만 ‘가시밭길’

허경구 2026. 3. 2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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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사수에 성공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 이사 수를 5명까지 늘리면서 이사회 내 입지를 강화했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과 MBK·영풍 구도가 기존 11대 4에서 9대 5로 재편됐다.

하지만 영풍·MBK 측이 이사회 의석 비중을 높이면서 발언권이 강해진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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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구도 11:4 → 9:5로 재편
영풍·MBK 연합 입지 강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5명의 이사 자리를 놓고 벌인 표 대결에서 최윤범 회장 측 3명, MBK·영풍 측 2명이 각각 선임돼 이사회 구성이 11대 4에서 9대 5로 재편됐다. 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사수에 성공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 이사 수를 5명까지 늘리면서 이사회 내 입지를 강화했다. 향후 영풍·MBK 측의 입김이 세지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이사 5명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고려아연 측이 세운 최 회장을 비롯한 황덕남 이사회 의장이 재선임됐고,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사업 파트너인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가 신규 선임됐다. MBK·영풍 측은 2명의 이사가 선임됐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과 MBK·영풍 구도가 기존 11대 4에서 9대 5로 재편됐다.

애초 양측은 임기가 끝나는 6명의 이사 자리 중 몇 자리를 채울 것인지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사 6명 중 5명을 먼저 선임하고, 나머지 1명은 감사위원으로 분리 선임하자는 이른바 ‘5인 선임안’을 제시했다. 반면 MBK·영풍 측은 신규 이사 6명을 모두 선임해야 한다며 ‘6인 선임안’을 주장했다. 새로 진입하는 이사의 수에 따라 내부 역학관계가 달라지는 만큼 이사회를 수성하려는 쪽과 균열을 내려는 쪽이 수싸움을 벌인 셈이다.

주총에선 결국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이사 선임 방식이 통과됐다. 투표는 주식 1주당 이사 선임 수만큼 1주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사 5인 선임 건은 62.98%를 득표했다. 이사 6인 선임 건도 과반이 넘는 표를 얻었으나 다득표 의안 가결 원칙에 따라 밀렸다.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영풍·MBK 측이 이사회 의석 비중을 높이면서 발언권이 강해진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영진의 의사 결정 과정에 견제와 감시가 거세질 수 있어서다.

이날 9시 개회 예정이었던 주총은 ‘중복 위임장’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3시간가량 지연된 끝에 낮 12시쯤에 시작됐다. 이후에도 주요 안건마다 양측이 부딪히면서 여러 차례 정회와 속개가 반복됐다. 특히 표결 과정에서 집중투표제 기준 변경을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총에서 해외 기관투자자의 미행사 표를 재배분하지 않고 실제 행사된 표만 기준으로 결과를 산정했는데, 이번에는 과소표결된 의결권까지 포함해 비례적으로 재분배하는 ‘프로라타’ 방식을 적용했다. 이에 영풍·MBK 측은 “확정된 기준을 치열한 표 대결 국면에서 갑자기 변경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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