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 3차 상법 개정안 시행 첫 주총시즌 ‘달라진 풍경’

권중혁 2026. 3. 2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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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개정안 시행으로 기업들의 주주총회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자사주를 보유·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CJ 등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자사주 처분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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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대규모 소각 발표 이어져
일부 기업은 처분·보유 우회로 열어
국민연금은 공개반대 제동 나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개정안 시행으로 기업들의 주주총회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선제적인 대규모 소각을 발표했지만, 다른 한편에선 경영상 목적 등의 사유로 정관을 바꿔 소각 대신 우회로를 열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견제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제5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일부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등 총 6개 안건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경영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자기주식 처분 및 보유 기준에 대한 조항 신설’ 건을 통과시켰다.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자사주를 보유·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 자사주 27.5%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개정안의 우회 통로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차 개정안은 회사가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에 의무 소각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는 법 시행 후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도록 했다. 하지만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으로 보유하려면 해당 사유를 정관에 규정할 경우 예외를 인정한다.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제도, 주식 포괄적 교환 등의 목적도 주총 승인을 받으면 예외적 보유가 허용된다.

자사주 소각이 아닌 처분·보유 등으로 우회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국민연금은 제동에 나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CJ 등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자사주 처분계획에 반대표를 던질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주총에서 자사주 30만주를 임직원 보상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고, 현대차도 오는 26일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처분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와 현대차의 자사주 처분계획이 자사주 취득 당시 목적(주주가치 제고)과 일관되지 않아 반대한다고 밝혔다. CJ와 롯데지주에 대해서는 “회사 지분 구조상 최대주주 등의 찬성만으로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이 주총에서 승인될 수 있고, 기타 일반 주주의 의견을 반영할 방안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개정 상법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주주가치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한화시스템·크래프톤·CJ대한통운 등의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의 반대 방침에도 롯데지주 사례처럼 각 기업의 자사주 처분·보유 계획이 부결될 확률은 낮다. 다만 3차 상법개정안 취지인 주주환원을 꺼린다는 비판이 따를 수 있다.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중 보유 자사주 중 약 8700만주를 소각할 계획을 공개했다. SK도 보유 자사주 약 1798만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용을 제외한 1469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두산은 올해 안에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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