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개장·마감 맞춘 트럼프 메시지… 수상한 거래도

이가현 2026. 3. 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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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전·후 관련 주요 메시지가 주식시장 개장·마감 시점 등과 맞물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 유예 발표 직전 이례적으로 대규모의 원유 선물 거래가 있었던 정황도 포착됐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최후통첩 시한 연장을 발표하기 약 15분 전 원유 선물 시장에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약 6200계약이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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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초토화 번복 다른 동기 의심”
이란 공격 유예로 유가 급락 예상 전
원유 선물시장서 대규모 거래 포착
최근엔 31일 휴전 합의 베팅 급증
“계정 분산·신원 숨겨… 내부자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48시간 최후통첩’을 번복한 23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이날 이란과의 전쟁을 가장 먼저 지지한 인물이 헤그세스라고 보도했다. 아래 사진은 같은 날 뉴욕 증권거래소 거래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는 뒤로 트럼프 대통령이 TV 화면에 비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전·후 관련 주요 메시지가 주식시장 개장·마감 시점 등과 맞물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 유예 발표 직전 이례적으로 대규모의 원유 선물 거래가 있었던 정황도 포착됐다.

CNN은 23일(현지시간) 최근 트럼프가 이란 관련 메시지를 번복한 데 대해 “다른 동기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는 증시가 휴장한 지난 21일 토요일 저녁 이란이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주요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23일 월요일 오전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돌연 이란과의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며 시한을 닷새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CNN은 시장 개장 직전 나온 트럼프의 발언으로 급락이 예상됐던 시장이 반등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주요 정책 발표를 시장 마감 직후나 개장 직전에 내놓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4월 2일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할 당시에도 트럼프는 장 마감 이후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기업들이 주가 충격을 줄이기 위해 중요 공시를 장이 마감된 후 내놓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지만 이런 조치가 전쟁을 확대시키고 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의 발표에 따른 유가 급락 전 수상한 거래도 포착됐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최후통첩 시한 연장을 발표하기 약 15분 전 원유 선물 시장에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약 6200계약이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거래 규모는 약 5억8000만 달러(약 7800억원)에 달했다. 이 거래 직후 트럼프의 게시물이 올라오자 유가는 급락했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확대됐다. 반대로 전쟁 장기화에 대한 베팅이 줄면서 S&P500 지수선물과 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한 미국 증권사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의 게시물이 올라오기 15분 전에 공격적으로 선물을 매도한 주체가 누구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예정된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만한 연방준비제도(Fed) 인사 발언도 없는 상황에서 나타난 거래치고는 규모가 상당히 크다. 누군가는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측 시장에서도 의심스러운 움직임이 나타났다. 가디언은 이날 미래 예측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미국과 이란이 오는 31일까지 휴전에 합의할 것이라는 베팅이 최근 며칠 사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이란에 최후통첩을 날린 21일 전후 새로 만들어진 8개 계정이 약 7만 달러(약 1억원)를 휴전 베팅에 투자했다. 휴전이 성사될 경우 약 82만 달러(약 11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일부 계정이 시장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량으로 베팅한 점, 여러 개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거래를 나눠 신원을 숨기려 한 정황이 보이는 점 등을 들어 내부정보 이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AI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자 벤 요크는 “계정을 분산시키고 신원을 숨기려 시도한다면 대규모 투자자가 시장 영향을 줄이려는 경우이거나 내부자 거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미국 외교 협상에 깊숙이 관여하는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사업에 대한 의혹도 여전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쿠슈너가 운영하는 투자회사 어피니티 파트너스의 자산이 지난해 대비 약 30% 증가해 62억 달러(약 8조4000억원)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 자산의 99%는 비(非)미국계 자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와 연계된 국부펀드들이 주요 투자자로 알려졌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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