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신경질환 치료제 ‘게임 체인저’ 어디? [미장 보석주]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3.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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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

중증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가 서학개미 이목을 집중시킨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적자 구조와 초기 파이프라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목받지 못한 회사다.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핵심 신약 후보의 임상 성과가 확인되면서다. 특히 희귀 신경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거론될 만큼, 바이오 업종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증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가 올해 주가 상승률 90% 이상을 보이며 서학개미 이목을 집중시킨다. 최근 핵심 신약 후보의 임상 성과가 확인되면서다.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 홈페이지 캡처)
임상 중간 결과 조기 ‘성과’

올 들어 주가 91% ‘쑥’

나스닥 상장사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는 지난해부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주가는 89% 상승하며 같은 기간 20% 상승에 그친 나스닥 수익률을 앞섰다. 올해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올 들어서만 주가가 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오히려 3% 하락했다.

최근 주가 강세는 핵심 파이프라인 ‘클래스프루바트’ 3상 임상 중간 결과가 긍정적으로 발표된 영향이다.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신경병증(CIDP)을 비롯한 자가면역 신경 질환을 겨냥한 약물이다. CIDP는 면역체계가 말초신경을 공격해 근력 약화와 감각 이상을 유발하는 희귀 질환으로, 미국 내 환자만 4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CIDP 치료법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맥주사형 면역글로불린(IVIg), 스테로이드, 혈장교환술 등이 치료에 활용되지만, 환자 약 30%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미충족’ 수요가 많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에 대한 시장 기대가 크다.

클래스프루바트는 보체(신체 면역 반응을 도와 병원체를 공격하는 단백질) 시스템에서도 고전적 경로의 핵심 단백질인 ‘C1s’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단일 클론 항체다. 단일 클론 항체는 인체에 침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표적으로 삼기 위해 추출 후 복제한 항체를 말한다.

즉,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는 기존 치료제가 면역반응을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방법과 달리, 특정 경로만 목표로 삼아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는 전략이다. 여기에 피하주사 방식과 긴 반감기 설계를 통해 환자 편의성까지 높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마리노 가르시아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중간 결과에서 확인된 긍정적인 데이터는 클래스프루바트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며 “다양한 신경근육 질환에서 핵심 치료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고전적 보체 경로를 억제하는 방식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CIDP 시장에서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효능과 안전성,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 모두 개선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3상 임상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조기에 ‘진행’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이다. 이는 임상 초기 단계에서 충분히 성공적인 성과를 보여 회사가 다음 단계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결정이다. 당초 구조는 환자 40명 중 절반 이상이 반응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는 40명 미만의 환자 데이터에서 이미 20명 이상의 확정 반응자가 확인되며 기준을 충족했다. 임상 설계상 50% 반응률을 달성하기 전에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은 실제 반응률이 50%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다. 중증 감염이나 자가면역 활성화 등 주요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 효능과 안전성 모두 경쟁 약물 대비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쟁사 사노피가 개발 중인 유사 기전 치료제 2상 결과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임상 설계가 기존과 달라졌다는 점 또한 투자 포인트다. 회사는 환자 수를 대폭 줄이고 단일 용량으로 단순화해 임상 기간을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주요 결과를 도출하고, 이후 신약 허가 신청(BLA)까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기 진행 결정은 예정된 시기보다 앞서 이뤄졌고 데이터 역시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이라며 “임상 리스크가 일부 제거되며 신약 허가 신청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빅파마 잠재 인수 대상 거론

주가 2배 추가 상승 전망도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의 또 다른 강점은 단일 약물이 여러 적응증으로 확장될 수 있는 구조에 있다. 클래스프루바트는 CIDP뿐 아니라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과 다초점 운동 신경병증(MMN) 등 다양한 신경 근육 질환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나의 플랫폼 약물이 복수 적응증에서 성공할 경우, 매출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일부 투자은행(IB)은 클래스프루바트가 수십억달러 규모 시장을 형성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 같은 평가에 월가 주요 IB는 최근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지난 3월 11일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월가 주요 IB가 제시한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 목표주가는 평균 111달러다. 당일 종가 대비 약 28%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본 셈이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구겐하임은 3월 들어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 목표주가를 200달러로 제시했다. 오펜하이머 역시 목표주가를 기존 125달러에서 14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스피텔은 기존 65달러에서 120달러로, 트루이스트는 기존 63달러에서 110달러로 2배 가까이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안정적인 재무 구조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5억1440만달러를 보유했다. 2028년까지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임상 단계 바이오 기업 특성상 아직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현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은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인수·합병(M&A) 가능성이다. 글로벌 빅파마는 면역 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한 유망 후보물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크다.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가 3상 단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만큼, 잠재적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속속 등장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강력한 현금 여력을 갖춘 다이안서스테라퓨틱스는 긍정적인 MMN 데이터를 발표할 경우 여러 빅파마들의 잠재적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향후 3상 후반 데이터, 규제당국과 협의, 경쟁 파이프라인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 역시 커졌다. 아직까지 적자 상태인 만큼 후속 임상 결과가 중요하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204만달러와 영업손실 1억7793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1억200만달러) 대비 약 74% 확대됐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2호(2026.03.25~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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