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속 문건은 ‘빽빽’, 단전·단수 문건과 달라”…한덕수 측 새 주장

내란특검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측이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CCTV 속 국무위원들의 행적을 놓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며 항소심에서 충돌했다. 한 전 총리 측은 CCTV 영상에는 계엄을 적극 반대한 정황이 담겼다고 주장하며 1심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문건’에 대해서도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특검은 이를 정면 반박하며 “(한 전 총리는) 가만히 있을 상황이 아니었고 그래서도 안 됐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24일 한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별도 증인신문 없이 특검과 한 전 총리 측이 번갈아 대통령실 CCTV 영상을 재생하며 변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단은 1시간20분간 이어진 PPT를 통해 한 전 총리가 계엄을 반대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 전 총리가 계엄을 반대하는 국무위원들을 모으기 위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개최를 설득했고, 윤 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장관들을 추가 소집했다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2024년 12월 3일) 21시29분 쯤 피고인(한 전 총리)이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장면이 보인다”며 이때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개최를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보면 윤석열은 당시 국무회의를 해야한다는 사실 자체를 아예 몰랐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거 같다”며 한 전 총리의 설득 이후 뒤늦게 국무위원을 추가로 소집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한 전 총리가 집무실에서 들고 나온 두가지의 문건 중 포고령 문건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가 ‘국회·정당 등의 정치활동 금지’ ‘전공의 처단’ 등 위헌·위법적인 내용이 담긴 포고령을 계엄 선포 전에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특히 한 전 총리가 이른바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문건’을 따로 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CCTV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 전 총리가 문건을 돌려보며 논의하는 모습이 찍혔는데, 영상을 확대해 보면 해당 문건이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문건일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다. 앞서 1심은 한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에 대해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이 문건 등을 근거로 이 전 장관과 한 전 총리가 계엄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고 판시했다.
한 전 총리 측은 “문건 속 글자나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해상도를 높여 보면 많은 글자가 빼곡하게 적힌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상민의 주장에 따르면 단전·단수 지시 문건은 굉장히 깔끔했다”며 CCTV 속 문건이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문건이 아니라는 취지의 변론을 펼쳤다. 한 전 총리 측은 “해당 문건이 어떤 것이었는지 입증할 책임은 특검에 있다”며 “이상민이 건넨 문건이 단전·단수 문건인지에 대해 굉장히 의문이 많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은 계엄 선포를 막기 위해 국무위원들을 소집했다고 하나 피고인의 CCTV 속 행동은 너무 다르다”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국무회의의 정족수가 찼는데 피고인은 윤석열에게 회의하자고 하거나, 말을 들어보라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이 건넨 문건이 단전·단수 문건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특검은 “문건을 확대하고 해상도를 높였더니 빼곡한 문구들이 확인됐다고 하는데 특검이 자연 상태에서 확대했을 때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가 이 전 장관을 붙잡은 뒤 단둘이 16분 간 문건을 돌려보며 논의한 정황을 고려했을 때 해당 문건이 단전·단수 문건이 맞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변론을 마친 뒤 다음 달 7일 결심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결심공판에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피고인 신문과 특검 측 구형, 한 전 총리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된다. 이르면 다음 달 말 항소심 선고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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