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로봇 도입해도 총고용 보장”… 기아 노조, 명문화 요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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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동조합이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현재 고용 규모를 유지하는 것을 단체협약 조항에 못 박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속노조가 지난 3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요구안으로 의결한 'AI 도입 시 노동인권 및 고용보호'에는 고용·노동조건 영향에 대한 노사 공동 사전 평가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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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신규채용 등 요구할수도
완성차 넘어 타 사업장 확산 가능성

기아 노동조합이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현재 고용 규모를 유지하는 것을 단체협약 조항에 못 박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동화 확산을 수용하는 대신 고용 감소 우려를 해소할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기아지부는 지난 9일 시작된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피지컬 AI 로봇과 현장 조합원 고용 대응’을 안건으로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지난 20일 조합원들에게 공유했다.
핵심은 자동화·신기술 도입 관련 단협 제47조에 ‘총고용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신설하는 것이다. 총고용 보장은 정리해고나 인위적 감축 없이 현재 인력 규모를 유지하기로 노사가 약속하는 개념이다.
기존 단협이 신기술 도입 시 노조에 통보하거나 노조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요구는 고용 유지 원칙을 명문화하려는 시도다. 기아지부 관계자는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결정돼 방향성은 정해졌지만 아직 대회가 종료되지 않아 사업계획으로 최종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아지부가 요구하는 ‘총고용 보장’의 구체적인 방식은 하반기 노사 임단협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노조는 AI·로봇 대응을 위한 현장위원 태스크포스(TF)를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노사 공동 미래산업 대응위원회를 꾸리는 방안도 마련했다. 노조가 고용 규모 유지를 위해 정년연장, 신규 채용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금속노조 차원의 AI 대응보다 한 단계 나아갔다는 평가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노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총고용 보장을 지향한다”면서도 “단협에 ‘총고용 보장’이라는 문구를 직접 넣기보다 고용 정원 등을 세분화해 대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가 지난 3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요구안으로 의결한 ‘AI 도입 시 노동인권 및 고용보호’에는 고용·노동조건 영향에 대한 노사 공동 사전 평가 등이 담겼다.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신기술 도입은 불가피한 현실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화성공장 도장 공정 노동자 박모씨는 “고용 불안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험 작업 대체와 공정 효율 개선 등 긍정적 효과도 있다”며 “인원 축소 없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립부 이모씨는 “과거 노키아, 모토로라 등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고용 불안으로 이어졌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척하기보다 적절한 활용과 공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선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AI·로봇 도입은 노동자의 일자리뿐 아니라 노동시간과 임금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부소장은 “노동자들이 고용 규모와 노동조건 전반을 보장받으려는 흐름은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다른 사업장으로도 확산될 것”이라며 “노사 간 상호 양보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묘안을 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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