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끝나고 투머치 패션이 돌아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기대를 모은 데뷔 중 하나였던 조나단 앤더슨 의 새로운 출발은 그야말로 강렬했습니다. 그는 과감하게 부풀린 힙 라인과 밀리터리 재킷 그리고 18세기 이각모를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디올이라는 하우스를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시켰죠. 프릴이 한가득 수 놓인 그런지한 무드의 쿠튀르가 떠오르는 이 컬렉션은 단순한 레트로가 아닌, 시대를 비틀어 재구성한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패션계는 또 한 번의 ‘레트로 르네상스’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로우라이즈 진이나 Y2K와는 조금 다르죠. 훨씬 더 먼 극단적인 시대로 향하고 있으니까요. 실루엣은 노골적으로 낭만적이고, 장식은 손으로 공들여 완성된 디테일로 가득 차 있죠.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지금 런웨이는 ‘로코코’에 완전히 매료된 상태입니다.

옷이 다시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한 셈이죠. 형태로, 색으로 그리고 우리의 대화 속에서 말이에요. 이 흐름에는 대중문화의 영향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길디드 에이지〉와 〈브리저튼〉 같은 시대극은 화려한 의상과 함께 과거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을 자극합니다. 여기에 소피아 코폴라 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가 개봉 20주년을 맞이한 것도 상징적입니다. 특히 영화 속 패션 몽타주 장면에서 등장하는 컨버스 스니커즈는 시대를 교묘하게 뒤섞으며, 로코코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장면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죠.

에르뎀을 이끄는 디자이너 에르뎀 모랄리오글루 역시 구조적인 실루엣이 오늘날 여성의 옷장에 충분히 설득력 있게 스며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의 2026년 봄 컬렉션은 19세기 영매이자 예술가였던 헬렌 스미스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됐습니다. 전생에 프랑스 궁정 인물이었다는 그의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한 정체성과 환상을 동시에 담고 있죠. 디자이너는 이러한 정교한 옷차림이 단순한 장식을 넘어 존재감을 만든다고 강조합니다. 극도로 절제된 미니멀리즘의 흐름에서 벗어나,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옷이야말로 지금 시대가 다시 찾고 있는 럭셔리라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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