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모두가 K를 알지”…힙하고 쿨한 K워십이 온다

양민경,김아영 2026. 3. 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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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와 함께 K워십 뜬다<上>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자 국내외 관객이 열광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이젠 모두가 K가 어디 있는 줄 알지.”(Everybody know now where the K is.)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서울 광화문 컴백 공연에서 선보인 신곡 ‘에일리언스’ 가사 일부다. 이 가사처럼 K라는 접두사로 시작되는 일련의 표현은 이제 세계 각국에서 ‘쿨’(멋진)하고 ‘힙’하다는(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 의미로 통하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레이 아미와 이재, 오드리 누나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주제곡 ‘골든’을 열창하고 있다. 이날 ‘골든’은 최우수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AP/뉴시스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음악, 연극이 유수 시상식을 휩쓰는 지금, ‘K워십’은 K컬처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을까. 현대기독교찬양(CCM)과 선교 현장을 중심으로 K워십의 해외 확장성 전망과 과제를 두 편에 걸쳐 살펴본다.

K컬처 순풍에 돛 단 K워십
국경과 인종을 넘어 호평받는 찬양을 선보이는 찬양팀 위러브 앨범 '창조' 녹음 현장 모습. 국민일보DB

국내 찬양사역팀 위러브(대표 박은총)가 소속된 ‘위러브 크리에이티브 팀’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인도네시아 청중이 위러브의 곡 ‘어둔 날 다 지나고’ 등을 한국어로 열창하는 영상이 여럿 올라와 있다. 위러브 대표곡 ‘입례’를 현지인이 번안해 부른 영상도 있다.
찬양팀 위러브 집회 중인 박은총(왼쪽) 대표 모습. 국민일보DB

박은총 위러브 대표는 2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인도네시아 집회에서 영어보다 한국어 찬양을 더 쉽게 따라 부르는 청중을 보고 놀랐다”며 “첫 방문 때는 영어 찬양을 준비했지만 이제는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로 콘티를 진행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K팝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자 동남아시아 내 비교적 기독교 인구가 많은 국가다. 콘퍼런스 참석차 오는 6월 발리를 찾는 위러브는 현지 섬 선교 일정도 계획 중이다. 박 대표는 “고대 로마제국의 도로로 복음이 뻗어 나갔듯 지금은 (K컬처 영향으로) 한국어와 문화가 선교적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찬양팀 ‘기프티드’. 기프티드 제공

최근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찬양팀 ‘기프티드’의 곡은 남미권 특히 브라질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올여름엔 상파울루를 찾아 현지인 및 한인 교회에서 집회를 연다. 기프티드 리더이자 보컬 이오늘은 “브라질 대중이 K컬처에 관심이 크고 기독교 문화도 최근 활성화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영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의 한 찬양팀이 기프티드 곡 ‘주의 자녀로 산다는 것’을 번안해 부른 영상이 조회 수 26만회 이상을 기록한 것도 화제다.

그는 에스파 등 K팝 가수 앨범에 참여한 작사가이자 찬양팀과 별도로 개인 앨범을 내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이오늘은 “음악을 하면서 K팝을 통해 선율과 가사를 넘어 한글과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음을 실감한다”며 “저희 찬양으로도 한국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있다는 데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찬양팀 ‘기프티드’. 기프티드 제공

“이제 K컬처는 하나의 장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닌 일종의 거대 플랫폼이다.” CCM 그룹 ‘A-MEN’ 전 멤버인 강중현 백석예술대 교회실용음악 겸임교수의 분석이다. 강 교수는 “전 세계인이 자연스레 한국인의 정서에 관심 갖는 지금, K워십이 세계와 연결되는 하나의 문화적 통로로 K컬처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K팝처럼 음악·시각적 완성도 높아져
아이자야씩스티원 콘퍼런스 실황 모습. 국민일보DB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호응을 얻는 찬양팀은 점차 느는 추세다. 두 팀을 비롯해 제이어스 아이자야씩스티원 피아워십 팀룩워십 예람워십 어노인팅 마커스워십 아가파오워십 홀라이프워십 등이 그렇다. 서울장신대 실용음악과 학과장이자 찬양사역팀 빅콰이어 대표인 안찬용 교수는 “이들 단체의 특징은 유튜브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해외 예배자와 접점을 넓혀간다는 것”이라며 “일부 찬양팀 채널은 수십만 명 구독자를 확보해 명실상부 ‘글로벌 K워십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힐송이나 플래닛쉐이커스, 엘리베이션 워십 등 국제적 찬양팀보다 규모는 아직 작지만 K컬처의 확산과 함께 그 간극을 점차 메워나가고 있다”고 했다.

K컬처, 특히 K팝 융성으로 K워십의 음악적 수준도 함께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안 교수는 “최근 한국적 정서와 언어를 담은 창작 예배곡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데 EDM, R&B, 힙합 등 이전보다 장르도 다양화됐고 사운드와 편곡 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예배의 표현에서도 음향 조명 무대 영상 LED 연출 등 다양한 하드웨어의 기술적 요소들이 활용되면서 예배의 시각적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K워십 역시 아티스트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특유의 팬덤 문화 형성되고 있다는 데도 주목했다. 윤영훈 성결대 문화선교학과 교수는 “과거엔 목회자가 강단을 누비며 CCM 분야 주류였다면 요즘은 음악 전공한 20대 청년들이 온라인에서 곡을 발표하며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람객들이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25 마이케이 페스타’(MyK FESTA)에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관람객 뒤로 유명 K팝 가수의 앨범이 보인다. 뉴시스

더욱 강력해진 팬덤 형성의 이유로는 젊은층의 공감대와 모방 욕구를 자극하는 곡과 외모 등을 꼽았다. 윤 교수는 “다는 아니지만 최근 찬양을 보면 예전과 달리 힘을 뺀 느낌이다. 기교를 덜어낸 담백한 창법에 평이한 언어로 신앙을 담아낸 가사를 쓴다”고 했다. 아울러 “외적으로도 힙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찬양팀이 늘면서 이를 동경하고 모방하고자 하는 이들도 꽤 많아졌다”며 “이 또한 K팝의 영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독창성·다양성 확보는 과제
예람워십 집회 실황 모습. 국민일보DB

K컬처 약진으로 기회의 문은 열렸지만, 낙관만은 어렵다는 지적이 적잖다.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이 공감할만한 곡을 내놓고 있는 K팝과 달리 K워십엔 한국적 색채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다. 강중현 교수는 “음악적 측면으로 볼 때 적잖은 국내 찬양이 기존 서구권 음악과 큰 차별점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화성이나 리듬 등에서 한국적이라고 할 만한 독특한 색깔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워십의 지속가능성은 얼마나 ‘우리다운 것’을 ‘세계적인 언어’로 잘 표현해내느냐에 달렸다”며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고 있는 전 세계 리스너에게 우리의 기독교 음악이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선 장르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제작 역량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안찬용 교수는 “작사·작곡·믹싱 등 프로덕션 전반에서 국제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인력이 더 배출돼야 한다”며 “한국어 원곡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국어로 콘텐츠를 보급할 수 있는 작곡가와 마케터, 해외 교회·찬양팀과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전문가도 요청된다”고 했다.

기독 문화 전문가들은 신학적 깊이를 갖추되 다국적 대중에게 공명할 보편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산 국립부경대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난해 신입생28일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학교 대학극장에서 열린 2025학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K팝 댄스공연을 즐기고 있다. 뉴시스

신앙의 색채와 깊이, 종교를 초월해 더 많은 이들과 공명할 수 있는 찬양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독교×대중문화 3.0’(IVP) 공저자 김상덕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는 “현재 K워십은 한국교회 예배에 열광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K컬처를 접하고 K워십에 관심 생긴 다국적·다문화 대중에게 울림을 주는 보편적 가치와 의미가 우리의 기독교 음악에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가시나무’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 찬양이어도 대중의 사랑을 받은 곡처럼 “한국적이면서도 마음의 위로와 쉼, 안정을 주는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BTS의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 것에서 알 수 있듯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사랑과 격려, 쉼을 갈구하는 사람은 늘어나는 추세”라며 “K워십이 현재 울타리를 넘어 교회 밖 사람까지 포괄한다면 국내외 외연과 영향력이 더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민경 김아영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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