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트레일러닝 전면 금지? 사실 반 거짓 반 [오마이팩트]
[김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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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스타그램 여행 채널인 ‘여행에 미치다’에서 지난 23일 올린 '북한산 트레일러닝 전면 금지'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트레일러닝 대회 개최 뿐 아니라 개인의 행위까지 제한한다는 오해를 낳았다. |
| ⓒ 여행에미치다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 여행 채널인 '여행에 미치다'는 지난 23일 "북한산 '트레일러닝' 전면 금지"라면서 "이번 조치는 대회 개최뿐 아니라 개인의 참여 행위(24일 현재 '개인이 대회에 참여하는 행위'로 수정, 기자 주)까지 포함되며, 위반 시 관련 법에 따라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서 일부 누리꾼은 "북한산 인파 생각하면 러닝 금지가 맞음. 길이 좁아 실수로 뛰다가 넘어지면 본인만 다치는 게 아님"(@eaesky*****)이라거나, "트레일러닝 하다가 다치면 개인이 책임지라고 하세요. 왜 자꾸 통제하려들지"(@jung****)와 같이 북한산에서 달리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트레일러닝'은 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기존 마라톤과 달리 산이나 숲, 강변 같이 비포장 길(트레일)을 주로 달리는 운동이다. 최근 마라톤 열풍과 더불어 트레일러닝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전국에서 열리는 수십 개의 크고 작은 트레일러닝 대회 참여 열기도 뜨겁다.
제주 한라산 일대에서 열리는 '트랜스 제주'나 경기도 동두천 왕방산에서 열리는 '코리아50K', 강원도 강릉과 평창 일대에서 열리는 'TNF100'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과 달리 '서울100K'의 경우 평소 등산객이 많이 찾는 북한산, 인왕산, 북악산 등 서울 도심에서 열려 갈등을 빚기도 했다.
북한산국립공원, 5년간 트레일러닝 대회 금지... 개인과 단체 달리기는 허용
그러자 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아래 북한산사무소)는 지난해 12월 5일, 올해 1월 1일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북한산국립공원 전 지역에서 산악마라톤 행사 개최와 참여를 제한한다고 공고했다. '국립공원 내 자연·문화자원 보전과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이란 이유였다.('북한산국립공원 내 산악마라톤 등 유사 행사 개최 및 참여 제한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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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해 12월 5일, 올해 1월 1일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북한산국립공원 전 지역에서 산악마라톤 행사 개최와 참여를 제한한다고 공고했다. |
| ⓒ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
그는 "북한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연간 750만 명이 방문하는 국립공원이고, 특히 대회가 많이 열리는 가을철은 탐방객이 집중되는 시기여서 탐방로 내 혼잡도가 급증해 탐방객이 많은 불편을 느꼈고 안전사고나 공원시설 훼손이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미국 등 해외 공원청에서도 국립공원 내 대회 개최보다는 주변의 국유림을 활용해 대회를 개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 트레일런 대회, 도봉산 코스 변경... 서울100K도 코스 변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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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서울100k)' 행사 포스터(왼쪽)와 지난해 서울100K 100km와 50km 코스 지도. 북한산 둘레길과 주요 봉우리를 지난다. |
| ⓒ 서울시 |
서울시 체육진흥과 담당자는 23일 <오마이뉴스>에 "대회 사업자가 선정된 뒤 코스 변경 여부를 북한산국립공원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런 금지 통보에 트레일러닝 단체나 동호인 반발도 컸다. 트레일러너인 고기완 전 <한국경제> 기자는 지난해 12월 <뉴스크라시>에 '2025 트레일러닝 5대 뉴스' 가운데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트레일 러닝 대회 사실상 금지"를 '최악의 사건'으로 꼽았다.
그는 "러너들이 등산객에게 큰 방해가 된다는 건 오해"이고 "러너들이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대규모 등산대회나 트레킹 대회보다 일반 등산객에게 피해를 덜 준다"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 담당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국립공원 안에 천막을 치고 행사를 하고, 현수막이나 대회 폐기물을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대규모 대회를 하면 좁은 탐방로를 주기적으로 지나가게 돼 탐방객을 막는다는 민원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북한산사무소 담당자도 "자연공원법에 따라 자연공원의 보전을 위해서는 행위를 제한하는 공고를 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지금까지 산악마라톤 금지는 없었지만, 반려견 출입 금지, 산악자전거, 패러글라이딩 금지를 공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자연공원법 제29조는 "공원관리청은 공원사업의 시행이나 자연공원의 보전·이용·보안 및 그 밖의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원구역에서의 영업과 그 밖의 행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어길 시 최대 200만 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러너 2000명 때문에 등산객 30만 명 불편? "사회적 갈라치기" 비판도
제한 기간을 5년으로 정한 건 행정규제기본법상 행정 규제의 경우 5년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어 최대 5년간 시행한 뒤 평가 작업을 거쳐 기간을 연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산사무소는 해당 공고 전에 대회 주최사와 사전 협의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 했다고 밝혔다.
북한산국립공원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산에서 진행이 확인된 산악마라톤 행사는 5건이었고, 공원사무소에 통보하지 않고 진행한 대회는 더 많았고 사후 적발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트레일러닝 개척자로 꼽히는 유지성 아웃도어스포츠코리아 대표는 24일 <오마이뉴스>에 "서로 시각이나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트레일러닝하는 쪽이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고 등산하는 쪽에서 민원이 많다고 해서 공권력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대회를 금지하는 건 사회적 갈라치기"라면서 "지금까지 대회에 문제가 있다면 토론을 통해 참가 인원 제한이나 둘레길 활용 같은 해법을 찾으면 되는데, 여유 기간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북한산국립공원에서 트레일러닝 대회를 신청했다 사무소에서 반려하는 바람에 행사 자체를 취소하거나 장소를 변경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동호인 사이에선 서울시 등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만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소규모 행사는 막으려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산사무소 담당자는 "산악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1500~2000명 참여자를 위해 하루 최대 30만 명에 이르는 탐방객이 불편을 느낀다면 (대회 금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사후에 연구 등을 진행하겠지만 현재 공고한 대로 산악마라톤 대회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성 대표는 "공론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이 필요하고 이해를 구하면 될 일을 무력 진압하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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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국립공원에서 트레일러닝 전면 금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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