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 이유 있었네…유동주식비율 49%에 불과 [마켓딥다이브]
[한국경제TV 방서후 기자]
<앵커>
코스피 6천 고지를 밟았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락할 땐 다른 나라 증시보다 더 떨어지는 것 같고, 올라도 어쩐지 찜찜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마켓딥다이브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국내 증시 변동성이 유독 높은 이유, 낮은 유동주식비율 때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동주식은 최대주주, 자사주, 우리사주, 정부기관, 보호예수 등의 물량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유통되는 주식입니다.
이 유동주식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전체 상장주식 대비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물량이 적다는 의미고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 상장사 유동주식비율을 알아봤더니 평균 49%에 불과했습니다. 개인투자자나 기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 절반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개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코스닥 역시 58%에 그쳤습니다.
미국의 유동주식비율이 90% 이상이고, 영국과 일본, 대만 등이 7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우리 증시가 최근 벤치마킹하려는 일본의 경우 코스피에 해당하는 프라임 시장 상장 유지 조건에 유동주식비율 35%를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 기준을 적용하면 코스피 상장사 중 20%는 퇴출 대상입니다. 이 중에는 시가총액 상위 5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7위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포함될 정도로 우리 증시가 선진 증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대기업들은 소위 말해 우량주 아닙니까?
이런 우량주들까지 선진 증시 기준을 적용하면 상장 폐지 수준이라는 건데. 어쩌다 이렇게 된 겁니까?
<기자>
사실 대부분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우리 기업 특성상 유동주식수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겁니다.
2010년대부터 상장사들의 자회사나 손자회사들의 중복상장이 활발해지면서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은 회사들이 증시에 대거 등장하게 된 영향입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나 손자회사에 대해 의무지분율(30%)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총수 일가가 승계과정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회사나 손자회사에 대한 내부 지분율을 높이다 보니 정작 시장에 풀리는 주식은 적어질 수밖에 없죠.
실제로 유동주식비율이 낮은 종목들을 보면 코스피 상장 그룹의 자회사나 손자회사가 적지 않습니다. 이들 모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으로 치면 상폐 수준입니다.
<앵커>
대주주가 적은 지분으로도 자회사를 흔들지 못하도록 했으면서 상장은 무분별하게 허용한 반쪽짜리 규제가 투자자들의 진입을 막는 부작용을 야기한 거군요.
이렇게 유동주식비율이 낮으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기자>
유동주식이 부족하면 투자자의 입김이 약해 지배주주에게 휘둘리기 쉽고, 극단적으로는 주가 조작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 시세 조종으로 문제가 됐던 종목들 대부분 유동주식비율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고요.
무엇보다도 기관이나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입이 제한돼 오를만 하면 고꾸라지고, 글로벌 증시가 조정 받으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입니다.
MSCI나 FTSE 러셀 같은 글로벌 지수사업자들이 유동시가총액이라든지 유동주식비율을 기준으로 두고 리밸런싱이나 편출입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증시의 경우 유동주식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신흥시장에서 강등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선진증시 편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 증시는 더더욱 해당 지표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아시아 증시의 선진화를 위해 "증시에 더 높은 유동주식비율 요건을 적용해 시장의 유동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유동주식비율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니, 높일 수는 있습니까?
<기자>
우선 금융당국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하면서 지금보다 유동주식비율이 더 낮아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선 안 되죠. 유동주식비율을 높여야 하니까요.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움직임이 유동주식비율을 어느 정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봤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동주식비율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자산운용업계를 중심으로 여당에서 추진 중인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PBR 외에도 유동주식비율이나 거래량 등 다양한 요건을 포함시켜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 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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