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10년, '강남역'은 어디에나 있다"

서울여성회 2026. 3. 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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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과 서대문 등 서울 지역 곳곳에서 울려퍼진 여성폭력 해결의 외침

[서울여성회]

 지난 3월 21일,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 4차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몇 주째 서울 지역 곳곳에서 여성폭력에 맞서는 여성들의 외침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다가오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맞아 서울에서 진행되는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아래 '페미연대')의 '3.8에서 5.17까지 여성폭력 해결을 위한 집중행동'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다.

페미연대는 지난 14일에 은평구 연신내역 광장에서 3차 캠페인을, 21일에는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4차 캠페인을 진행하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이 날들은 각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 및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여성들의 안전을 외치는 자리였으며, 300여 명의 여성시민들이 여성선언에 동참했다.

2016년 5월 17일, 강남 소재 한 건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다면 나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은 매일 강남역을 찾아 추모의 포스트잇을 붙였다.

이후 10년, '강남역'은 전국 어디에나 존재해왔다.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가정폭력 및 스토킹 신고 이후 피해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모든 법적 조치를 취했지만, 가해자의 구금과 구속영장 신청은 미뤄졌고 피해자는 결국 가해자에게 살해되었다. 이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발생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여성폭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된 은평구와 신촌에서도 여성폭력은 이어져 왔다. 2024년,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한 여성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구속되었고, 같은 해 한 다세대 주택에서 교제살인으로 한 여성이 숨졌다. 신촌에서는 지난 2020년, 20대 남성이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2023년에는 한 영어강사가 상습 교제폭력으로 붙잡혔다. 그리고 2024년 11월, 한 대학가 골목길에서 귀가하던 여대생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여성이 있는 모든 곳에서 여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에서, 여성들의 분노와 변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은 강남역에 머무르지 않았고, 여성들은 강남역 앞에서, 전국 곳곳에서, 여성폭력 없는 사회를 외치는 것까지 이어졌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전하기 위해 모였다"
 지난 3월 14일, 은평구 연신내역광장에서 진행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이수정 은평여성회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지난 14일, 은평구에서 진행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 3차 캠페인에서 이수정 은평여성회 사무국장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여성이라는 이유가 죽음의 이유도 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은 강남역에서만 있었던 특별한 일이 아니"라며 "지금도 어디선가 혼자서 폭력을 견디고 있을 누군가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전하기 위해 모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발언을 마무리하며 "우리가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집중행동을 진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월 14일, 은평구 연신내역광장에서 진행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박수지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연신내역에서 캠페인이 진행된다는 것을 듣고 참석했다는 30대 기혼 여성 박수지씨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당시 분노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지만 어느 순간 여성폭력 뉴스에 무뎌져 가는 제 모습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무뎌짐 뒤에는 무력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는 무력감과 침묵은 오히려 여성혐오와 성차별을 유지시키는 토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남역에서 희생된 한 여성의 죽음을 기억하는 일은 과거만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 벌어지고 있을 여성폭력을 멈추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지난 3월 14일, 은평구 연신내역광장에서 진행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차다희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대학생 차다희씨는 "대학생으로서 페미니즘 활동을 하며 많은 대학생을 만날수록, 우리는 더욱 더 가열차게 성차별사회에 맞서 싸워야한다는 걸 느낀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대학에서는 성폭력, 성추행을 저지른 교수들이 문제제기한 학생들을 고소로 위협하고 학교는 방조한다"며 대학 사회 내 성차별 현실을 고발했다. "여성들은 지난 10년간 대학에서,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워왔다"는 그는 "우리는 앞으로 더 거세게 나아갈 것"이라며 함께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이 세상에 맞서, 우리가 서로의 용기가 되어야 한다"
 지난 3월 21일,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진행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김황경산 서대문여성회 준비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한편 21일, 서대문구에서 진행된 4차 캠페인에서는 김황경산 서대문여성회 준비위원장이 첫 번째 순서로 발언을 시작했다. 페미연대와 함께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여성선언과 여성폭력 다이인에 함께 하고 있는 서대문여성회 준비위원회는 서대문구에서 여성들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부터 성평등 실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강남역은 어디에나 있다"는 김황경산 준비위원장은 "이곳 서대문구에서도 지난해 편의점 앞에서 여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여 보도되었다"며 서대문구에서 가장 많은 여성들이 거주하고 있는 바로 이곳 신촌동에서 여성들의 안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럼에도 "10년 동안 끊임없이 싸워오며 우리는 바뀌고 있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서대문구 곳곳의 여성들과 함께 여성폭력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며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였다.
 지난 3월 21일,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진행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최윤이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올해로 서른 살이 된 직장인 최윤이씨는 10년 전, 딱 스무 살이 되던 해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강남역은 그저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들던, 가장 익숙한 장소였다. '그날 그곳에 간 것이 나라면, 나도 죽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더 많은 여성폭력의 현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망의 끝에서 저를 일으킨 것은 함께 싸우자는 목소리였다"며 "여성폭력 사회를 바꾸기 위해 5월 17일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다시 만나자"고 호소했다.
 지난 3월 21일,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진행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전수진 서페대연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발언을 이어받은 전수진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아래 '서페대연') 회원은 "초등학생 때 발생한 강남역을 그동안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작년 서페대연에서 이를 주제로 한 모임에 함께하며 그 누구도 여성폭력을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세상에 분노하게 되었고, 우리가 지금 당장 이것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년 전 대학가와 사회를 분노하게 했던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분노하여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깨달았다는 그는 당시 "여성폭력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 더 이상 무력하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강남역 이후 10년, 여전히 이름 붙지 않은 수많은 강남역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평등을 향한 행진을 멈추지 않을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지난 3월 14일, 은평구 연신내역광장에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 3차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추모행동, 세계여성폭력추방의날 공동행동,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의 과정으로 발족되어 50여 단체 및 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페미연대는 현재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는 여성선언 - "강남역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여성선언을 모집 중에 있다. 현재까지 약 1900명이 넘는 여성시민들이 여성선언에 참여하며 이번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집중행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3.8에서 5.17까지 여성폭력 해결을 위한 집중행동' 캠페인 주요 일정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3월 28일에는 서울대입구역에서 5차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그 다음날인 3월 29일에는 노원역에서 6차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되며, 총 19회차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페미연대는 릴레이 토론회 등을 진행하고 특히 서울 뿐 아니라 경기, 대전, 대구, 목포, 제주 등 전국에서 여성폭력 현실을 알리는 집중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5월 17일 당일에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추모행동을 진행하며, 현장에서 여성선언의 결과를 발표하는 등 성평등 사회를 향한 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는 여성선언 - "강남역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여성선언 및 집중행동 참여하기: https://tr.ee/remember0517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와 함께하기 : https://tr.ee/fY0m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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