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말씀으로 하루를 엽니다”…서정희, 필사로 전하는 ‘매일성경’

전병선 2026. 3. 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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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기독교TV 신규 프로그램 ‘서정희의 매일성경’ 진행
방송인 서정희씨가 서울 군자동 자택에서 필사한 성경을 살펴보고 있다.

방송인 서정희씨가 CTS기독교TV 신규 프로그램 ‘서정희의 매일성경’을 통해 성경 묵상과 필사의 삶을 대중과 나누고 있다. 20분 분량의 이 프로그램은 서씨가 직접 작성한 필사 원고를 보여주고 낭독하며 시청자들이 함께 따라 쓰도록 안내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함께 쓰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3월 2일 시작됐다. 방송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40분, 오후 1시40분, 9시30분 하루 세 차례 편성된다. 서씨는 방송에서 “이렇게 읽고 이렇게 쓰면 된다”며 구체적인 필사 방법을 제시하고,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서씨의 ‘말씀 중심 삶’은 이미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루틴에서 비롯됐다. 그는 거의 평생을 새벽 3시에 일어나 지하 기도방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필사와 묵상, 기도를 병행하며 3~4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됐다. 해외에 갈 때도 필사 도구를 챙길 정도로 이 습관은 삶에 깊이 자리 잡았다. 그는 “세상에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도 많지만 이것만큼은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씨의 말씀 사역은 성경 낭독에서 시작됐다. 그는 5년에 걸쳐 성경 66권 전권을 직접 녹음해 유튜브 채널 ‘서정희의 오디오 바이블’에 올렸다. 처음에는 휴대전화로 녹음했지만 잡음 문제로 전문 녹음실을 이용하게 됐다. 마포에 있는 녹음실을 오가며 하루 5시간씩 투자했고, 전체 비용은 약 3000만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그는 “주님을 위해 이 정도도 못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목소리의 십일조를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낭독 이후 그는 필사에 도전했다. 그동안 눈으로 읽고 묵상하는 데 익숙했지만, 더 깊이 말씀을 새기기 위해 필사를 선택했다. 필사는 또 다른 차원의 기쁨을 안겨줬다. 서씨는 “주님 앞에 앉아 쓰다 보면 세상의 어떤 것도 방해하지 못한다”며 “오직 말씀에 집중할 때 평안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필사는 고통을 동반하기도 했다. 손에 굳은살이 생기고 팔이 아플 정도로 힘든 과정이지만 그는 이를 “해산의 기쁨과 같다”고 표현했다. “해본 사람만 아는 기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 권의 필사본을 완성하는 데 약 2년이 걸리며, 지금까지 두 권을 쓰는 데 3년 반이 소요됐다. 성경 전체를 완성하려면 네 권 정도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얻은 열매도 적지 않다. 필사를 통해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면서 글쓰기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졌고, 책을 집필할 때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날마다 필사와 묵상을 한 결과 글을 편안하게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필사 노트와 묵상 기록은 향후 소그룹 사역이나 강의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씨는 암 투병과 수술, 항암 치료로 약 1년간 필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인의 권유로 다시 시작했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는 “몸은 약하지만 말씀 앞에 머무는 시간이 나를 살렸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 출연은 처음에는 거절했다. 자신이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째 제안을 받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하나님이 이렇게도 쓰시려 하는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서정희의 매일성경’은 그의 오랜 준비가 축적된 결과물이다. 그는 “성경을 써야 하고 낭독도 해야 하는데 이미 준비돼 있었다”며 “주님이 쓰시겠다고 할 때 쓰일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서씨는 앞으로의 비전도 분명히 하고 있다. 방송과 미디어를 통해 말씀을 전하고, 필사와 묵상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필사를 하기 싫은 사람도 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많은 사람이 말씀의 기쁨과 회복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밥심이 있듯 말씀의 힘이 있다”며 “쓰고 읽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독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는 필사와 묵상 자료를 전시 형태로 선보이고, 해외 사역까지 확장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서씨에게 필사는 단순한 종교 행위가 아니다. 삶을 지탱하는 중심이자 회복의 통로다. 그는 “말씀을 쓸 때 내 영이 살아난다”며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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