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합의했다”는 트럼프, 이번엔 진짜일까…군사작전 시간벌기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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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 "거의 모든 사항에 합의했다"고 말했지만 이란이 협상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진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과의 협상 사실을 전격 발표하며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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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언에도 미군 중동 증파 계속
트럼프 “합의 이룰 수 있지만 보장은 못 해” 여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 “거의 모든 사항에 합의했다”고 말했지만 이란이 협상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진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간접 소통’을 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전황은 협상이 타결될 분위기는 아니다. 이란 전쟁 이후 수차례 말을 바꿔온 트럼프가 원유와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협상을 과장했거나 미군 증파를 위해 시간벌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과의 협상 사실을 전격 발표하며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와 공개 행사에서 내내 “이란과 강력한 대화를 해왔다”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문제는 협상 파트너인 이란이 미국과 대화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강요된 전쟁이 계속된 지난 24일 동안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했고, 협상 창구로 지목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이란이 협상을 부인하면서 트럼프가 원유 시장과 주식 시장 안정을 위해 협상 진척 정도를 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가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폭격 유예를 발표한 시점은 뉴욕증시 개장 직전이었다. 트럼프의 발표 이후 유가가 장중 급락하고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이란 외무부도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자신의 군사 계획을 실행할 시간을 벌기 위한 노력”이라며 “지역 국가들이 긴장 완화를 위한 제안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 전쟁을 시작한 당사자가 아니며 모든 요청은 워싱턴으로 보내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에서 미군 증파가 이어지는 것도 트럼프 발언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제31해병원정대(MEU) 소속 약 2200명의 병력과 상륙함 전력이 27일 중동 사령부 관할 구역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7일은 트럼프가 새로 설정한 이란 에너지 시설 공습 유예 시한이다. 여기에다 파병 일정을 3주나 앞당긴 제11해병원정대도 가세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중동에 약 5만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어 해병대까지 증파되면 병력은 6만명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
NYT도 이날 미 국방부가 18시간 내 투입 가능한 제82공수사단 신속대응부대(IRF) 약 3000명을 투입해 이란 하르그섬을 장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군 폭격으로 파괴된 하르그섬 비행장을 해병대가 장악한 뒤 공수사단과 물자를 쏟아붓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역시 입장 변화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매우 확실한 기회를 잡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어떤 것도 보장할 수는 없다. 나는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베남 벤 탈레블루 선임 국장은 AP통신에 “대통령의 발언에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해병대가 도착할 시간을 벌어주는 논리가 담겨 있다.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간접 소통은 하고 있다는 점, 트럼프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과의 합의 시도를 전했다는 점 등은 이번 협상이 실제 진행 중이라는 간접 증거가 될 수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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