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 만난 샛노란 꽃, 넋을 잃고 보겠네

김종신 2026. 3. 2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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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군락지 75% 정도 개화... 이곳에선 걷는 게 휴식

[김종신 기자]

 월아산 숲속의 진주 수선화 산책, 질매재 너머에서 만난 노란 봄
ⓒ 김종신
3월은 자꾸 밖으로 나가라고 등을 미는 달입니다. 23일, 저는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찾았습니다. 진주에도 봄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눈으로 먼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금산면에서 진성면으로 넘어가는 질매재 정상에 이르자 봄축제를 알리는 걸개가 먼저 보였습니다. 마치 숲이 초대장을 한 장 건네는 듯했습니다. 아직 축제는 시작 전이었지만 길목의 공기부터 한결 가벼웠습니다. 제2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숲으로 들어섰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 수선화 산책, 질매재 너머에서 만난 노란 봄
ⓒ 김종신
머리 위 차양들이 바람을 타고 하늘하늘 흔들렸습니다. 봄 햇살은 천막 사이로 부드럽게 내려왔습니다. 숲은 밝았고 소리는 잔잔했습니다. 사람 목소리보다 산새 소리와 바람 소리가 더 또렷했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진주 속 진주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계절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어디로 걸어도 좋았지만 저는 작가정원을 지나 숲속의 도서관 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길목마다 표정이 달랐습니다.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공간이 보였습니다. 동화 속 작은 집을 닮은 시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오면 걸음이 더 느려질 듯했습니다. 어른에게는 쉬어 가는 숲이고 아이에게는 호기심이 피어나는 숲이었습니다.

작가정원 지나 후투티정원, 그리고 수선화 군락지
 월아산 숲속의 진주 수선화 산책, 질매재 너머에서 만난 노란 봄
ⓒ 김종신
후투티정원 쪽으로 걷자 시야가 조금씩 열렸습니다. 그 끝에서 노란 빛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선화 군락지였습니다. 초록 바탕 위에 노란 꽃들이 촘촘하게 올라와 있었습니다. 숲 어귀는 그 꽃빛 덕분에 더 환해 보였습니다. 제가 찾은 날의 현장 인상으로는 개화가 제법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체감으로는 75퍼센트 안팎쯤 되어 보였습니다. 공식 개화율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정도면 충분히 반갑고, 며칠 더 지나면 더 넉넉한 봄빛이 되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 수선화 산책, 질매재 너머에서 만난 노란 봄
ⓒ 김종신
수선화 앞에서는 걸음이 저절로 느려졌습니다. 멀리서 보면 노란 물결 같았고 가까이 다가가면 꽃 하나하나의 표정이 또렷했습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꽃잎이 가볍게 흔들렸습니다. 봄은 소리보다 색으로 먼저 오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서서 바라보다가 다시 천천히 걸었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 수선화 산책, 질매재 너머에서 만난 노란 봄
ⓒ 김종신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는 길을 조금 잃어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내 걷는 속도만큼 풍경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잘 닦인 산책로를 따라 걸어도 좋습니다. 숲의 결을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흙길로 접어들어도 좋습니다. 어느 길이든 억지스럽지 않습니다. 걷는 일 자체가 이미 휴식이 됩니다. 1시간 남짓 기분 좋게 거닐고 나니 이마에 땀이 살짝 맺혔습니다. 몸은 조금 달아올랐고 마음은 오히려 차분해졌습니다.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봄의 시간
 월아산 숲속의 진주 수선화 산책, 질매재 너머에서 만난 노란 봄
ⓒ 김종신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꽃만 보고 돌아서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길을 따라 걷고, 숲의 숨을 듣고, 바람과 햇살을 함께 느끼는 곳이었습니다.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기에도 좋았습니다. 진주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도 계절의 결을 제대로 느끼고 싶을 때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곧 3월 마지막 주말에는 봄봄봄 축제도 열립니다. 제가 질매재에서 본 걸개가 괜한 인사가 아니었습니다. 숲은 이미 손님 맞을 준비를 거의 마친 듯했습니다. 다만 제게 먼저 남은 것은 축제보다 숲의 속도였습니다. 천천히 걸을수록 더 많이 보였고, 조용히 머물수록 봄이 더 가까이 왔습니다.

3월 마지막 주말, 월아산 봄봄봄 축제도 열립니다

제가 질매재에서 본 걸개는 곧 열릴 봄봄봄 축제를 알리는 인사였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는 3월 28일과 29일, 낮 12시부터 4시까지 봄봄봄 축제가 열립니다.

사용자가 제공한 축제 홍보물 기준으로 운영부스와 체험활동, 문화공연이 마련됩니다. 스탬프 투어, 지역 농산물 홍보장터, 보물찾기, 즉석 사진, 봄 테라리움 만들기, 물꽃 페이스 페인팅, 숲놀이, 우드 캘린더 만들기, 산불이 분양 등이 안내돼 있습니다. 어린이 뮤지컬 <잭과 콩나무>와 봄날의 클래식 기타 연주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드레스 코드는 파티복과 분홍색 옷으로 적혀 있습니다. 공연과 일부 체험은 네이버 예약 우선 운영으로 안내돼 있습니다. 세부 일정과 운영 장소는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홍보물에 적혀 있습니다.

▣ 월아산 숲속의 진주
- 주소: 경남 진주시 진성면 달음산로 313
- 주차, 입장료 : 무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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