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임위 독식 예고한 민주당, 독주 체제 굳히려 하나

2026. 3. 2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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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서 모든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에서 맡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정 대표는 미국식 의회 운영 모델을 예로 들며 한 석이라도 많은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게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우리 국회는 한 정당이 과반을 점하더라도 상임위원장은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하고, 특히 법제사법위원장은 제1야당이 맡아 입법의 마지막 관문을 견제하는 관례가 유지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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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비율·법사위 야당 몫 관례 흔들
법안·예산·국감까지 다수당에 좌우
독주 체제의 정치적 부담 결국 부메랑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 강연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서 모든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에서 맡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정 대표는 미국식 의회 운영 모델을 예로 들며 한 석이라도 많은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게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민생 법안이 산적한데 국민의힘이 맡은 상임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는 이유도 들었다.

특정 정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은 우리 국회가 수십 년간 쌓아온 협치와 견제의 관례를 정면으로 흔드는 발상이다. 우리 국회는 한 정당이 과반을 점하더라도 상임위원장은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하고, 특히 법제사법위원장은 제1야당이 맡아 입법의 마지막 관문을 견제하는 관례가 유지돼 왔다. 명문화된 건 아니지만 다수당 독주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그 관례를 깼던 건 2020년 21대 국회 초반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의석 수 180석을 바탕으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점하고 일방적인 입법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는 어땠나. 대표적 사례가 바로 ‘임대차 3법’의 졸속 입법이다. 며칠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된 이 법은 당시 “군사작전식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파장은 작지 않았다. 전세 매물 잠김, 월세 전환 가속, 갱신·신규 계약 간 이중가격 구조 등 시장 왜곡 논란이 이어졌고, 지금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숙의와 토론이 빠진 입법이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22대 국회에 들어선 민주당의 행보가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전반기 법사위와 운영위 등 핵심 상임위 장악에 이어 압도적 의석으로 입법 독주를 이어가는 와중에 이제 후반기엔 상임위 전체를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만든 데는 국민의힘 책임도 작지 않다. 탄핵 후폭풍과 권력 갈등이 이어지면서 야당의 견제 기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상임위 운영을 둘러싼 파행 등은 스스로 협상력을 약화시켰고 그 공백이 결국 다수당의 명분이 됐다.

한 정당의 독주는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이 크다. 법안 심사부터 예산 심의, 국정 감사까지 국회의 모든 기능이 특정 정당에 좌지우지되면 입법의 질은 떨어지고 정책은 그 편향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국정 운영의 모든 과오와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그 정당 몫이 된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책임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그 뒤에 숨은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 진정한 책임 정치란 다수의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를 단일 정당의 거수기 국회로 만들려는 시도를 멈추고 의회 본연의 역할인 소통과 협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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