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재 키운 유증기… 너무 허술했던 배기장치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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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이 숨진 대전 안전공업 화재에서 유증기가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산업 현장의 위험 물질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장 내 유해 물질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산업용 국소 배기장치 대부분이 정부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소 배기장치 안전검사 대상 유해물질이 49종에 불과하고, 이마저 유해 기준치의 50% 이상 노출돼야 검사가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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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까다로워 대부분 ‘관리 사각’

14명이 숨진 대전 안전공업 화재에서 유증기가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산업 현장의 위험 물질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장 내 유해 물질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산업용 국소 배기장치 대부분이 정부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023년 말 ‘국소 배기장치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설치·관리 기준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국소 배기장치 안전검사 대상 유해물질이 49종에 불과하고, 이마저 유해 기준치의 50% 이상 노출돼야 검사가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국소 배기장치는 유해물질이 근로자에게 노출되기 전 이를 포집·제거·배출하는 설비로, 후드와 덕트, 공기정화장치, 배출구 등으로 구성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기준 안전검사 대상 물질을 취급하는 국내 사업장은 81만8903곳이다. 이 가운데 약 0.6%인 5270곳만 유해물질 노출이 기준치의 50%를 넘어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국소 배기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실제 검사를 받는 사업장은 전체의 0.3%에 그쳤다. 산업안전보건규칙은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사업장에 해당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임시 작업환경 등은 예외로 두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대다수 사업장이 국소 배기장치 내부를 육안으로만 확인하는 등 형식적 점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당시 정부가 기업 부담 완화 등을 위해 국소 배기장치 성능에 대한 주기적 점검을 의무화한 제도를 폐지한 영향이다.
화재가 발생한 안전공업의 생존자들은 가연성 유해물질인 유증기가 실내에 항상 가득했다고 말했다. 다만 국소 배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노총 안전공업지부 관계자는 “덕트에 찌꺼기가 쌓이면 사측에 필터 교체, 청소 등을 요구했지만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인세진 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배기장치에 붙은 유증기나 기름 찌꺼기 탓에 마치 굴뚝 속에 불이 난 것처럼 화재가 확산했을 수 있다”며 “배기장치 청소를 제대로 했는지 등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현 이정헌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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