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직접 협상 나서자니… 정부, 단독행동 부담에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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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최악의 시나리오 대응을 주문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여전히 해소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면서도 선박 통과를 위한 직접 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란과의 직접 협상이 실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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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종전·장기화 전황 예단 어렵고
美동맹 이탈신호로 오해 살 가능성
조현, 23일밤 이란 외무장관 통화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최악의 시나리오 대응을 주문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여전히 해소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면서도 선박 통과를 위한 직접 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협상에 나설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 구도에서 이탈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반면 소극적 대응에 머물 경우 사태 장기화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시시각각 변하는 전황을 지켜보며 미국과 이란 등 걸프국과 다각도 접촉을 통해 정중동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소식통은 23일 “전황의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라며 “이란과의 협상 없이도 조기 종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상황 전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란과의 직접 협상이 실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국제사회에서는 조기 종전 가능성과 장기화 조짐이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압박을 높이다가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중단한다고 전격 공표했다. 게다가 한국은 지난 20일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촉구하는 각국 정상 공동성명에 참여한 상황이어서 단독 행동에 나서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 역시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란이 통항 가능성을 일부 열어둔 배경에는 미국과 동맹국 간 균열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섣불리 이에 응할 경우 한·미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이란은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관망할 필요가 있다. 협상에 나서더라도 미국과 사전에 충분한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중동 관련국들과 다각적으로 접촉하며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와 관련, 이번주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과 면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조율 과정에서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역시 이란을 포함한 걸프국과의 외교 채널을 각급에서 가동 중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 등을 위한 이란의 긴장 완화 조치를 촉구했다. 또 해협 내 정박 중인 선박들에 대한 이란 측의 안전조치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아라그치 장관은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한 이란의 입장을 설명했고, 양측은 관련 사안에 대해 앞으로도 지속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보아오 포럼 참석을 위한 방중 일정을 취소하고 비상경제대응본부 지휘에 나설 예정이다.
최예슬 이동환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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