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 문제없다"던 추미애, 경선 결과 하루만에 사임 왜

박태인 2026. 3. 23. 18: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전날 결과가 발표된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경선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한준호 의원과 함께 본경선 진출이 확정된 지 하루 만이다.

추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 법안과 함께 사법 개혁 3법,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법안까지 검찰 개혁 과제를 완수했다”며 “국민이 주신 법사위원장직을 국민께 다시 돌려드린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재명 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법제사법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추 의원의 이번 법사위원장 사임은 사실상 깜짝 발표에 가까웠다. 회견 공지가 당일 아침에야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최근 밝혀온 입장과도 배치되서다. 추 의원은 지난달 24일 민주당 후보 면접 후 “법사위원장과 경기지사 준비는 양립 가능하다. 전혀 문제없다”고 단언했고, 지난 12일 출마 선언 때도 “제 출마 선언이 법사위원장직과 결부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 개혁 입법인 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 관련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하뉴스


그간 추 의원은 ‘법사위원장 추미애’를 경선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왔다. 2024년 5월 국회의장 선거에서 예상 외의 고배를 마신 뒤 한동안 정치적 휴지기를 가졌던 추 의원은 지난해 8월 주식 차명 거래 의혹으로 물러난 이춘석 의원의 후임으로 법사위원장을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강성 당원의 지지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또한 정부가 마련한 중수청·공수청 설치법안이 뒤집히는 과정에선 추 의원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법사위의 성과=추미애의 성과’라는 등식이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는 선거 전략으로 쓰이자 당내에선 “법사위원장 직위를 선거용으로 독점하려 한다(경기도 중진 의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추 의원은 지난 19일 경기지사 예비후보 토론회에서도 ‘검찰 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는 등 당내 비판을 의식하지 않는 행보를 이어왔다.

그랬던 추 의원이 법사위원장직을 전격적으로 던진 배경으로는 예비경선 결과가 거론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비공개로 전달받은 자신의 경선 결과가 법사위원장직을 내려놓아도 될 만큼 좋았던 것 아니겠느냐”며 “판세가 유리하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추 의원은 사퇴 회견 뒤 ‘6선 의원이 여성 가산점을 받는다’는 취지의 질문에도 “예비경선에서 사실 압도적 승리를 해 가산점은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JT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경선 합동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권칠승 의원, 양기대 전 의원, 한준호·추미애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이들 중 한준호, 추미애 의원과 김동연 지사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뉴스1


추 의원이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본경선에선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 권리당원 100%였던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강성 당원의 영향력이 예비경선보다 줄어든다는 의미다. 또한 3명의 후보 모두가 완주할지 여부, 결선 투표 진행 여부 등이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후보 중도 사퇴나 결선 투표가 성사되면 ‘추미애 대 반추미애’로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추 의원의 경쟁자들은 결선 투표를 벼르고 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물이 들어오고 있다. 속도도 빠르고, 양도 크다. 결선에서 역전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지사 측은 “추 의원이 정말 압도적이라면 왜 이제야 직을 내려놓고 선거에 매달리겠느냐”며 결선 투표에서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치러진다.

그런 가운데 후임 법사위원장으로는 박범계·백혜련·서영교 의원 등 법사위 경험이 풍부한 중진들이 거론된다. 5월 국회 하반기 원 구성 전까지는 김용민 간사가 위원장 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