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선거구 ‘늑장 획정’ 이번에도…“양당 기득권 때문” 지적
“원인은 기득권 양당” 입 모아…늑장 획정에 페널티 방안 거론

여당이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을 다음 달 16일까지로 목표하겠다고 밝히자 개혁진보 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반발하며 ‘3월 중 처리’를 요구했다. 법정 시한을 넘기는 ‘늑장 획정’이 반복되는 것을 두고 ‘거대 정당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개혁진보 4당은 23일 오전 국회 본청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회의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정개특위를 매일 개최하고 정치개혁 안건을 3월 본회의에서 즉시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일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등의 안건을 오는 4월16일까지 본회의에서 의결하겠다고 밝힌 데 반발 차원이다.
선거구가 법정시한을 넘겨 뒤늦게 획정되는 일은 매 선거 반복돼 왔다. 공직선거법상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은 선거 180일 전, 즉 지난해 12월5일까지로 이미 시한을 넘겼다. 민주당의 목표대로 4월16일까지 처리된다면 선거를 두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선거구가 획정되는 것이다.
지난 2024년 4·10 총선에서는 선거구 획정안이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2월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20년 4·15 총선도 마찬가지로 40여일 전인 3월7일 선거구가 획정됐다.
만성적인 늑장 선거구 획정의 원인으로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지키기가 지목된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쿠키뉴스에 “양당 정치구조 자체가 문제”라며 “정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기에 정치개혁에 진전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 오랜 기간 규정과 시스템을 갖춘 거대 양당에 비해, 후보자 공천부터 품이 들어가는 신규·소수 정당에 더 타격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거구 획정 등을 빠르게 추진해 소수정당이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 정치 다양성 측면에선 좋지만, 기존에 자리 잡고 있는 양당 입장에선 좋을 게 없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4년 전에도 지선이 임박해 선거구를 획정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며 “여당이 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3월 말까지는 (획정을) 해야 해당 지역에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도 임박해서 (획정을) 한다면 양당이 대충 합의하고 넘어가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늑장 획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상 억제력을 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획정 법정시한을 정하고 있기는 하나 아무런 페널티가 없다”며 “정치 이해관계 때문에 선거 때마다 획정이 늦어지는 것이기에, 협상안이 늦어지면 정당에 벌금 등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평론가는 “선거구 획정 협상을 국민에게 라이브로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획정위 위원 대부분이 국회 교섭단체 추천으로 이뤄지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책임지고 획정위 중립성을 확보하면서 임무 방기를 방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개혁진보 4당의 요구대로 3월 중 선거구 획정 처리는 요원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처럼 선거구 획정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뿐이 아니다”라며 “양당은 현상 타파보단 현상 유지를 원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애초에 국민이 중대한 관심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빠른 선거구 획정은 현실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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