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재고도 동났다…LG화학 여수 2공장 결국 가동 중단

미국-이란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 공장 가동을 멈추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수급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공장 셧다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LG화학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LG화학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란 전쟁 등으로 NCC의 원재료인 나프타 수급 차질을 생산 중단 사유로 꼽았다. 회사는 "공급망 안정에 주력하되, 원재료 수급이 안정화되면 신속히 공장을 재가동해 생산 및 매출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알렸다. LG화학은 여수산단에 NCC공장 2기를 운영 중이다. 1공장은 연산 120만톤(t), 2공장은 80만t 규모다.
석화사들이 나프타 수급이 안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석화사들은 통상 나프타 재고를 2~3주 치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절반은 국내에서, 나머지 절반은 해외에서 수입해왔다. 수입분 중에는 중동 물량이 50% 이상이었다. 하지만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막히며 3주 전부터 중동 나프타 수입이 사실상 끊기자 상황이 급변했다. 석화사들은 가동률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해왔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자 아예 공장 설비를 멈추게 된 것이다.
여수산단의 다른 석화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케미칼은 다음 달 18일부터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대정비작업(Turn Around·TA) 일정을 3주 가량 앞당겼다. 오는 27일부터 약 한 달간 여수 롯데케미칼 공장 전체를 멈춰 세운다. 예정된 일정이었지만, 나프타 수급 차질과 맞물리며 셧다운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여수상공회의소는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 기지인 여천NCC가 나프타 수급 차질로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고,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여수산단 내 주요 기업들도 고객사에 공급 차질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며 우려했다.
한 석화사 관계자는 “이미 중동 사태가 3주를 넘어가고 있어 재고가 없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원료 대체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적인 셧다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 지원책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NCC설비 가동 중단으로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 등 플라스틱·합성 고무·섬유 등의 원재료가 되는 기초유분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공급망 관리를 면밀하게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4월 중 민간 비축유를 활용해 국내에서 나프타를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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