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쟁 보며 국제법 한계 느껴…성경적 정의 실현하고파”
한국 최초 우승, 대회 창설 23년만
국제무력충돌 가정에 치밀한 법리 분석·변론 펼쳐
이동현 학생, 최우수변론상 수상하며 2관왕 달성
“성경적 정의 되새기는 시간”

한동대학교 국제법률대학원(원장 이희언) 소속 2학년 팀(이동현·유성훈·전민찬)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제24회 국제적십자 국제인도법 모의 법정 경연대회(Red Cross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Moot Competition)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대회 창설 이후 한국팀이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동현(27)씨는 팀 우승과 함께 최우수변론상(Best Mooter)까지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씨는 23일 국민일보와 유선 인터뷰에서 “일주일 평균 3시간 남짓 잠을 자며 강도 높은 준비를 이어갔지만, 긴장되는 순간마다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하나님께 의지했던 태도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씨에 따르면 대회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인 현실이 고려됐다. 세계 각국에서 온 로스쿨 학생 등은 국제적인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민간인 보호, 전쟁범죄 책임 등 고난도 법률문제를 제네바 협약·국제관습법·국제형사책임 등 국제인도법의 핵심 원칙에 따라 영어로 분석·변론했다. 한동대팀은 홍콩·대만·중국·호주 팀을 차례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치밀한 법리 분석과 설득력 있는 변론을 펼친 끝에 최종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씨는 결승전에서 일본팀을 상대한 전략에 대해 “상대의 좋은 논거를 빠르게 흡수하는 것이 첫 번째였고, 무작정 상대방의 주장을 비난하기보다 재판부가 올바른 판단에 이르도록 안내하겠다는 태도로 임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쟁 상황에서 민간인의 생명과 직결되는 국제인도법의 특성을 고려해 단어 선택에도 각별히 신중했다. 그는 “상대 팀이 수치와 효율성을 강조했다면, 우리는 법의 원칙과 취지를 중심으로 더욱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국제 재판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언어와 법체계의 차이를 꼽았다. 이씨는 “미국식 로스쿨 교육 방식과 국제형사재판소를 기반으로 한 절차가 익숙하지 않았고, 영어 변론과 논리 구성을 동시에 완성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며 “특히 국제인도법은 일반 법정과 달리 인간의 고통과 생명을 다루는 만큼 감정적 호소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쟁으로 인한 국제적 패권 다툼과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에 관한 일련의 판결을 보며 국제법의 한계도 체감했다. 그는 “최근 국제 분쟁을 보며 국제법이 강대국 앞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됐다”면서도 “그 한계를 직시하는 과정 자체가 국제법이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는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씨에게 있어 신앙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의 중요 기반이 됐다. 그는 “매 라운드 시작 전 교수와 팀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며,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했다”며 “학교 공동체 전체가 함께 기도해주고 교수들도 헌신적으로 지도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의 성취가 아닌 신앙이라는 강력한 기반을 지닌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특히 국제법을 공부하며 ‘정의’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그는 “대학원의 교육 이념인 성경 구절 미가 6장 8절(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행하라) 말씀처럼 ‘정의를 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했다”며 “검사와 피고 양측을 모두 변론하면서 단순히 승패를 넘어 정의를 세우는 데 집중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앙과 학교 공부를 별개로 보지 않는 한동대의 교육 철학과도 맞닿아있다. 그는 “로스쿨 특성상 사익과 개인의 성과가 중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중심에 무엇이 있느냐가 아닐까 한다”며 “학교에서 배운 건 신앙과 직업을 분리하기보다 일하는 현장에서도 말씀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법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제중재 분야에 관심이 큰 이씨는 미국 변호사 시험에 도전할 계획도 있다. 언젠가는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일하는 모습도 꿈꾼다. 그는 “세상에 단순히 그저 한 명의 변호사가 아니라 ‘기독 법조인’으로 비치기를 바란다”며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통해 다른 사람을 섬기고, 정의를 세우는 데 쓰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환율·유가·물가 삼중고… “달러로 선교지 후원, 환차손이라도 줄이자”
- “잠깐 결혼식보다 긴 결혼생활 더 준비하세요”
- “차 한잔 하세요” 고단한 리어카 삶 보듬는 ‘거리 전도자’
- 소형교회 사모 10명 중 4명, 사모의 길 만류한다
- 발달장애인 아우른 예배 꽃 피우기, 사역 방법 찾는다
- 편 가르는 정치색 벗고 환대 공동체 회복을
- 병력 줄고 군선교사 감소세… 병영교회 기초 위태롭다
- 전쟁 고아에서 아프리카 아이들까지… 사탕 한 알에 담긴 복음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