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수익성과 미래 성장동력 강화의 시간" [월간중앙]
[재계 잠망경] 리빌딩 고통 거친 뒤 반격 개시하는 장인화 포스코號
구조개편으로 현금 확보, 철강은 李 정부의 中 덤핑 관세와 해외 현지화 전략으로 반등
이차전지소재는 리튬 가격 상승 호재, 포스코인터의 가스산업 미국·이란 전쟁 반사효과
![장인화(앞줄 왼쪽) 포스코그룹 회장은 2026년 3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맞아 실적 반등과 미래 먹거리 창출, 안전 확보라는 목표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 포스코]](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3/joongang/20260323140204696ojxb.jpg)
야구 감독 임기가 3년이라면 어떻게 팀을 이끌까. 대개의 경우 가장 힘이 실리는 첫 시즌은 팀을 파악해 장악하는 데 주력한다. 그다음 해는 승부의 시즌이다. 대개 처음 2년 안에 실적을 내지 못하면 3년 차에는 레임덕이 오기 마련이다.
얼핏 감독은 조직의 인사권을 쥔 최고 권력자처럼 비치지만 엄연한 계약직이다. 그렇기에 단기간에 성적을 내기 위해 조직에 무리를 가하기도 한다. 팀의 영속적 성장 동력 발굴이나 인재 육성은 후순위로 밀릴 때가 잦다.
기업에서도 최고경영자(CEO) 중 전문경영인일수록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다. 오너경영자에 비해 긴 호흡으로 그룹의 백년대계를 살필 여력이 적다. 당장의 숫자로 보여주지 못하면 아무리 새 성장의 인프라를 깔아놨다 하더라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열악한 타이밍에서 최고경영자로 등판했다. 2024년 3월 취임하자마자 주력인 철강업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파도에 직면했다. 미래산업인 이차전지소재사업도 전기차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리튬 가격 하락 사이클을 맞았다.
이 상황에서 취임 2년 차인 2025년, 장 회장은 쉽지 않은 결정을 취했다. 그룹의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의 일시적 감소를 감수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것이다. 외부의 우려를 의식하기보다, 이참에 그룹의 장기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리빌딩의 시간’으로 설정한 셈이다.
지난 1월 26일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경영 실적 잠정 전망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 69조950억원, 영업이익 1조8270억원, 당기순이익 504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부 2024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손실 처리와 일시적 비용이 반영된 2025년 4분기가 이례적으로 부진했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2001년 이후 24년 만에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성과 나오기 시작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시련의 시간 동안 장 회장은 포스코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자산은 구조조정과 정리를 병행했다. 취임 후 2년간 지속적으로 73건의 프로젝트를 재편하며 약 1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낮은 수익성으로 고민을 안겼던 중국 장강법인의 매각이다. 향후 중국 정부의 승인만 얻으면 올해 1분기 내 4000억원(추정액)의 지분 매각 대금이 입금될 예정이다. 이외에 일본제철 지분 매각 등도 추진했다. 포스코 측은 “2028년까지 55건의 구조 개편을 추가로 마무리해서 1조원의 현금을 추가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렇게 만들어진 자금을 핵심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장 회장은 이를 “2코어+뉴 엔진”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라고 명시했다. 여기서 2코어는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일컫는다.
특히 포스코의 정체성과 같은 철강업은 중국발 글로벌 공급과잉,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국내 건설경기 침체, 탄소중립 이행이라는 사면초가 형국에 처해 있다. 이 와중에 2025년 포스코의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8% 증가했다.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본업 경쟁력은 건재했다는 증거다. 그 비결은 수익 구조를 극대화한 하이엔드 제품 중심 생산과 완결형 현지화 전략에 기인한다. 중국 업체가 덤핑으로 따라올 수 없는 고부가가치 8대 전략 제품 위주로 시장을 지배한 것이다.
이에 더해 장 회장은 인도와 미국이라는 고성장·고수익 시장에 현지 생산 거점을 짓는 결단을 실행했다. 이를 위해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연간 생산 6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합작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연간생산 270만t 규모의 루이지애나 제철소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이라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럼에도 두 회사가 사실상 피를 섞는 동맹을 맺은 것은 글로벌 거점 확보가 그만큼 시급하다는 정황증거다. 이 밖에 포스코는 미국 차 강판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도 공급망 협력을 확약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사내 공감토크를 열고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방향성을 설명한다. 장 회장 취임 후 사내에 리버럴한 문화가 커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사진 포스코]](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3/joongang/20260323140205975xjxl.jpg)
포스코 2코어의 또 다른 축인 이차전지소재사업은 리튬 가격이 상승 사이클로 반전된 호재를 맞았다. 리튬 가격이 t당 2만5000달러 내외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사들인 아르헨티나 염호 법인이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2026년 리튬 사업의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2024년 10월 국내 최초로 이차전지에 필수인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염수리튬 1단계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 2월 SK온과 2028년까지 최대 2만5000t 규모의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핵심 광물 공급망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남미 이외 지역인 호주에서도 포스코의 핵심자원 선제적 확보 전략은 현재진행형이다. 2025년 11월 호주 미네랄리소스가 서호주 지역에서 운영하는 리튬 광산에 1조원 투자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에는 농도가 낮은 리튬 염호에서도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DLE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6월 K-스틸법 시행에 대한 기대심리
미국·이란 전쟁이라는 불의의 사태에서 한국 경제는 위협을 실감하고 있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3월 16일 기준 최근 3개월 사이 주가가 40% 넘게 올랐다. 미얀마, 호주 등에서 가스전을 개발하는 이 회사가 유가 상승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장 회장 역시 지난 2월 임직원 소통행사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중심 에너지사업은 철강, 이차전지소재와 함께 그룹의 ‘넥스트 코어’로 보고 핵심 수익원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 포스코인터내셔널 외에도 포스코 계열사의 주가도 바닥을 다지고 반등 중이다. 특히 철강업에선 이재명 정부의 정책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밀어내기 수출을 해온 중국 저가 철강에 대해 정부가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포스코의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된 것이다. 실제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우리 철강업계는 t당 2만~4만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중국 저가 철강 물량이 사라진 혜택을 보는 셈이다.
이에 더해 정부와 국회는 2025년 11월 K-스틸법을 통과시켰다. “저탄소 철강 전환을 지원하고,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K-스틸법은 오는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K-스틸법 시행 시점에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 철강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발언 한마디만 해줘도 산업 전체가 큰 동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철강업의 최선두에 포스코는 상징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2026년 포스코그룹의 영업이익이 3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긍정적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부실을 털어냈고, 주력 사업의 업황은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포스코 내부에서 장 회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는 분위기가 필수적이다. 호사가들의 설왕설래와 별개로 정작 포스코 안에선 장 회장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꺼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수익성 제고와 미래 성장 동력 강화라는 장 회장의 방향성에 그룹 내부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안전 부문에 대해서도 포스코는 장 회장 지시로 안전 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다. 포스코 관계자는“대외 홍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kim.youngj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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