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가 담합’ 정유사 4곳 압수수색… 李 "엄정 대응" 지시 후속 조치

석경민 2026. 3. 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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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23일 오전 4개 정유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

검찰이 정유사들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유가 담합’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약 2주 만에 나온 후속 조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23일 오전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계기로 국내 유통되는 유류 및 석유제품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인상하거나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들 정유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사단법인 대한석유협회도 포함됐다.

검찰은 전쟁 발발 이후 시기뿐 아니라 과거 유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의 자료까지 확보해 들여다보며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적인 가격 급등 국면에 국한하지 않고, 구조적인 담합 여부까지 폭넓게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가 담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주문한 이후 약 2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서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앞서 지난 6일 유가 담합을 “국민의 고통을 폭리의 기회로 삼는 반칙”이라고 규정하며 반사회적 중대범죄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에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국제 유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 가격으로 과도하게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의 판매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이를 어기는 주유소 등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저에게 신고해달라”고 SNS를 통해 밝히는 한편,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도 가격을 인상한 일부 주유소를 비판하는 등 유가 안정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유사한 사안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정위는 이들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공급 단가를 공동으로 조정했을 가능성을 포착하고, 지난 9일 현장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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