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통령 말 따르겠다더니" 인력 고작 6% 배치…재생에너지 확대 가능한가

강희종 2026. 3. 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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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사 전체 인력 1만3440명
관련 업무 종사자는 792명뿐
"발전사 인력 전환 확충 시급"
전남 영광 약수 해상풍력 발전. 약수 해상풍력은 4.3MW 규모로 영광군 백수읍 2.5㎞ 부근 해상에 전남개발공사가 지방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행한 시범사업이다. 강진형 기자

국내 발전 공기업 5개 사에서 신재생에너지를 담당하는 인력이 전체의 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40년 석탄발전소 폐쇄를 앞두고 발전 공기업들이 한결같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 이를 추진할 인력은 부족한 것이다. 에너지 전환에 맞춰 실질적인 인력 구조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본지가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의정부갑)으로부터 입수한 발전 5개 사(동서·서부·남부·남동·중부발전)의 신재생에너지 조직 현황에 따르면 2월 기준 5개 사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무 종사자 수는 모두 792명으로 전체 인원 1만3440명의 5.9%로 파악됐다.

기업별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곳은 남동발전으로 전체 직원 2816명 중 285명(10.1%)이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이외에 동서발전의 재생에너지 관련 종사자 비중이 6.6%, 중부발전 6.0%, 남부발전 3.9%였으며 서부발전이 2.9%로 가장 낮았다.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현재 35GW에서 2030년까지 100GW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공공 주도로 산업단지/지붕형 태양광, 육상·해상 풍력발전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발전 공기업들도 "정부 방침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일제히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과감한 목표를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력 구성만 놓고 보면 발전 공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개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동안 에너지 업계에서는 발전 공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이름만 걸쳐 있을 뿐 실제 사업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지혜 의원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장을 뛰어야 할 발전 5개 사의 인력 준비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전진 배치하고 재생에너지 사업 개발을 확대하는 등 발전사들의 실질적인 전환 조치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말로는 "재생에너지 기업 변신", 현실은…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10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기 위해 공공 기관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산업단지의 유휴 부지나 공장 지붕을 활용해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에 공공기관을 적극 참여시키고 있다. 공장 지붕 태양광만으로도 재생에너지를 20GW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공주도형 해상풍력 입찰 시장을 별도로 개설해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를 폐지해 발전 공기업이 단순히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재생에너지를 설치, 보급하는데 적극 나서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완전히 폐쇄해야 하는 발전 공기업들도 외부로는 조직 개편과 도전적인 목표 제시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현재 인력 구성을 보면 실제로 발전 공기업들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사업단과 신재생운영센터로 조직을 정비했다.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3.9GW, 2040년까지 13.5GW로 늘린다는 중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전체 직원 2704명 중 재생에너지 인력은 81명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사업단 인력 32명 중 현재 풍력사업부는 8명, 태양광사업부는 6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 측은 "사업소 소속의 재생 설비 관리 및 안전 관리 인력 등을 포함한 실제 재생에너지 종사자 수는 127명에 달한다"며 "향후 조직 효율화를 통한 직무 재배치로 재생에너지 분야 인력 규모를 적극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는 지난해 말 1호기의 가동이 종료됐으며 2037년 8호기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서부발전 측은 "화력 폐지 인력 자원을 재생에너지에 배치하는 등 재생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고용 안정 차원에서 협력사와 협의를 통해 협력사 근로자의 직무 전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906㎿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보유하고 있는 남부발전은 2030년까지 이의 4배인 3714㎿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재생에너지본부도 신설했다. 하지만 현재 재생에너지 관련 인력은 전체 2633명 중 105명에 그치고 있다.

남부발전은 올해 6월 하동 1호기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1년 하동 6호기까지 차례로 멈출 예정이다. 이 발전소들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한 복합화력발전소 등으로 대체 운영된다. 이에 따라 전환배치도 신재생에너지보다는 복합화력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총 6번에 걸쳐 근로자 70명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실시했는데 복합발전 정비 및 운전 실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석탄발전 줄줄이 폐쇄…인력 전환 숙제

중부발전은 전체 근로자 수 2730명 중 신재생에너지 업무 종사자 수가 153명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본사와 보령본부, 신보령본부, 제주본부 등 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인원 25명을 신재생에너지 관련 조직으로 전환했다.

중부발전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보령 5, 6호기 화력발전소가 폐지될 예정이다. 올해에는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 등 250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전환 대비 역량 업(UP)'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부발전은 현재 1725㎿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전체 인원 2557명 중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 종사자 수가 16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2025년 말 기준 1440㎿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2030년까지 2789㎿로 2배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재생에너지처에서 태양광, 육상풍력, 해상풍력을 담당하는 인력은 각각 4명에 불과했다.

동서발전 측은 "석탄발전 폐지 시기(2029년 9월)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 기존 설비 인력의 배치가 불필요했다"며 "향후 폐지 시기에 맞춰 전원 구성 현황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동발전은 발전소 근무 인력 206명을 포함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무 종사자 수가 285명으로 전체 근로자 수 2816명의 10.1%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현재 1362㎿인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40년까지 전체의 40%인 9935㎿까지 늘릴 계획이다.

남동발전 측은 "석탄화력 폐쇄에 따라 2040년까지 약 1800명의 정원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천연가스 집단 예지 사업에 1100명, 재생에너지 개발 및 운영 등에 400명, 유휴 부지를 활용한 무탄소 발전 사업 등에 300명을 전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재생에너지처, 수소융복합처, 원자력수소융복합센터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인원이 16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종사자 1만1360명의 1.4% 수준이다. 전기사업법상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지 못하는 한국전력은 해상풍력사업처, ESS&재생사업부에서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두 부서의 인력을 각각 41명과 7명으로 파악됐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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