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라이브 : 아리랑> 평가는 엇갈렸지만 방탄소년단 건재는 증명

김상화 2026. 3. 23. 10:5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0개국 시청자가 본 컴백쇼... 전문가들은 어떻게 봤나 물었다

[김상화 칼럼니스트]

▲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복귀한 BTS(방탄소년단) BTS(방탄소년단)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 ‘비티에스 컴백 라이브 : 아리랑’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단 한 시간의 공연. 어떤 이에게는 짧다면 짧고, 반대로 길다면 긴 시간이다. 슈퍼볼 하프타임쇼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연출한 해외 스태프의 진두 지휘 아래 고출력 음향 시스템이 7명의 퍼포먼스에 맞춰 광화문 광장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놀랄 만한 이 광경은 세계 최대 OTT를 통해 190개국에 생중계됐다.

모처럼 광화문 광장이 다시 한번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장소가 됐다. 지난 21일 거행된 < BTS 컴백 라이브 : 아리랑 >(아래 아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일이었다. 약 60분 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군백기(병역으로 인한 활동 공백기)를 끝낸 인기 그룹의 단순한 컴백 쇼 이상의 상징성을 지녔다.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상징 공간인 광화문 광장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당일 주요 언론사들은 현장발 속보를 쏟아내며 호외까지 발행하는 등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접할 수 있는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오랜만의 완전체 활동에 감격한 팬들' vs '아쉬움을 토로한 일부 평론가 및 지식인층' 등 호평과 비판이 갈려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2026년 가장 문제적인 공연 중 하나로 떠오른 < 아리랑>이 남긴 의미를 여러 전문가의 다양한 시각과 함께 되짚어봤다.

기대치의 차이... 사고 예방에 따른 보수적 운영
▲ 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 준비 중 방탄소년단의 21일 광화문 컴백 라이브 공연을 앞둔 16일 오전 공연준비를 위한 무대 및 안전펜스 설치로 인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이 원천봉쇄(?)되어 있다.
ⓒ 이정민
유명 평론가 A씨는 "이런 공연을 하려고 광화문 광장을 막은 건가"라는 한 문장으로 SNS를 통해 비판을 던졌다. 반면 전직 사진기자 B씨는 "경복궁에서 공연장으로 내려오는 오프닝 영상이 한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정부든 하이브든 넷플릭스든 대단한 건 맞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엇갈린 의견의 등장에 대해 김용운 인더뉴스 편집국장은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서로 달랐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출입을 비롯해 오랜 기간 문화 관련 취재를 담당했던 김 기자는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핵심 중 하나는 190개국 생중계인데 이건 보수적으로 무대를 만들 수밖에 없는 요소다. 즉, 아주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평탄하고 검증된 걸 올려서 사고 없이 송출하는 게 제1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가 봐왔던 BTS 콘서트의 연출 및 무대 구성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방탄소년단의 명성에 부합하는 무대라고 보기엔 부족할 수도 있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전자의 관점으로 <아리랑> 현장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김 기자는 "공연 후 퇴근길 광화문 현장에서 목격된 팬들의 감흥은 대체로 감격 모드였다"라고 언급했다.

광화문 광장 택한 케이팝
 BTS(방탄소년단)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 ‘비티에스 컴백 라이브 : 아리랑’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아무래도 효과 쓰며 공연을 본격적으로 하기엔 장소 시설 제약이 크다 보니 무대가 살짝 단순해진 것 같다"(이규탁 조지메이슨대 교수/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라는 지적처럼 광화문 광장은 공연, 특히 대중음악 공연을 거행하기엔 최악의 여건을 지닌 장소다.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상징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들어 여러 차례 방향성 없이 재정비가 이뤄지면서 관객 동선, 음향 설계 등에서 적지 않은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암 월드컵경기장 같은 대형 공연 시설 대신 광화문이 선택된 사실 역시 다양한 의견을 불러일으켰다.

X(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에서는 해외 이용자를 중심으로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이 다수 포착됐다. 한 X 사용자는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번 광화문 공연에 불만이 많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아리랑>을 통해 한국 특유의 '흥(Heung)'에 대한 기대감을 느꼈다. 이제 광화문이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글을 남겼다.

해외 케이팝 팬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김성환 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을 외국인들은 늘 새롭게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팝은 그런 새로운 시선을 통해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팬덤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광화문을 공연 장소로 택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케이팝에 큰 관심이 없던 한국인들까지 생중계를 보게 만들었다"며 "각기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얼마만큼 케이팝 신 자체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아리랑'이 남긴 의외의 성과
 BTS(방탄소년단)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 ‘비티에스 컴백 라이브 : 아리랑’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3시간 가까운 단독 콘서트를 진행해왔던 BTS의 명성을 감안하면 1시간짜리 특집쇼는 일부 시청자 혹은 케이팝 팬들에겐 분명 짧고 단출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와 맞물려 국내 음악 방송과는 대비되는 넷플릭스 연출에 대한 일부 쓴소리도 포착되었다. 전체적인 구성이 미국 TV쇼 형식에 의존한 익숙한 문법에 머무르면서 평이했다는 평도 뒤따랐다.

이밖에 안전하고 무사하게 운영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둔 탓에 각종 통제 실시 등으로 인해 표 없는 사람의 현장 진입 장벽을 높여 놓은 부분은 방송 외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론 촬영을 통해 광화문 대형 건물 사이에서 빛나는 무대와 팬들을 한 화면에 담아낸 순간 "과연 이런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대도시 중심부가 세상에 몇군데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수만명 인파 운집과 더불어 190개국 동시 생중계라는 대한민국 대중음악계 초유의 이벤트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를 딛고 무탈히 행사를 끝마쳐냈다는 맥락에선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로 평가할 만하다.

BTS와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시각차는 결국 개개인이 이번 무대에서 '무엇'을 보려 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누군가에게는 연출 및 구성의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 의식이었다. 이러한 시선의 엇갈림이야말로 방탄소년단이 여전히 대중문화 중심에서 뜨겁고 건강한 토론을 유도하는 아이콘임을 증명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