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산동 독립 운동 유적, 이렇게 가보세요
[김명희 기자]
|
|
| ▲ 대구 중구 남산동 '이육사 기념관' |
| ⓒ 김명희 |
대구 중구 중앙대로67길 11의 이육사 기념관은 2023년에 개관했다. 육사가 16세이던 1920년 가족과 함께 대구로 이주해 살았던 집이 남산동 662번지에 남아 있었는데, 아파트 단지 조성 과정에서 사라져버렸다. 기념관은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 까닭에, 기념관을 찾는 주소로는 '중앙대로67길 11'이 마땅하지 않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 전체의 주소이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중앙대로65길 11'을 검색하면 기념관 바로 앞에 닿는다. 기념관 외벽에 이육사 형제들의 대형 사진이 게시 되어 있어 답사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지난 20일, 이곳을 찾았다.
기념관 안에 '청포도'와 '광야'가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안내 공간 옆벽에서부터 여러 전시물들을 보게 되는데, '청포도'는 눈에 두드러지게 잘 보이는 넓은 자리를 크게 차지하고 있는 반면, '광야'는 유심히 찾지 않으면 못 보고 지나칠 만큼 구석진 곳에 조그맣게 있다.
공연히 안쓰러워 '광야'를 새삼 한 번 더 읽어본다. 언제 감상해도 선이 굵으면서 감성은 매우 섬세한 걸작이다. 구조와 논리가 정교하고 치밀해서 암기하기에도 아주 좋다. 여러 이유에서 우리나라 현대시를 대표할 만한 명작 중 한 편이 아닌가 여겨진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
|
| ▲ '이종암 생가'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의열단 부단장 이종암은 이곳 대구 중구 남산동 집에서가 아니라 대구 동구 백안동에서 태어났다. |
| ⓒ 김명희 |
이 집에는 두 가지 아쉬움이 있다. 첫째, 조금만 가다듬으면 훌륭한 독립운동 유적지로 활용할 수 있는 상태인데 계속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개발을 하게 되면 육사 고택처럼 자취로 없이 사라질 개연성이 높으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둘째, 이종암 지사는 팔공산 아래 백안동에서 태어났는데 이 집 대문 앞에 '이종암 생가'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안내판의 표현대로 "대구 대표 독립운동가"를 이렇게 기려서는 안 되겠다. 독립기념관 누리집 <한국독립운동 인명사전>에도 "경상북도 달성군 공산면 백안동"에서 태어났다고 안내 되어 있다.
남산교회와 보현사도 있는 남산동
이종암 고택이 있는 골목길에서 나오면 이내 남산교회 앞이다. 교회 건물 외벽에 "백남채 장로, 김태련 장로와 김용해 성도, 이만집 목사, 이 분들은 1919년 3월 8일 죽음과 투옥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구에서 기미년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다"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
|
| ▲ 남산교회 벽의 독립만세운동 안내판 |
| ⓒ 김명희 |
지하철 반월당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남산동 독립운동유적 답사를 시작하는 경우, 문우관길 65 보현사 벽화부터 본 다음 관덕정길 16 남산교회로 이동하면 된다. 그 뒤 문우관길 30-26 이종암 지사 고택, 그리고 중앙대로 65길 11 이육사 기념관 순서가 좋다. 네 곳이 밀집해 있어 거리도 짧고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는다. 많은 분께서 찾아주시기를 기대하면서 안내문을 써 본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V조선 방정오가 대주주인 곳에서 벌어진 수상한 일들
- 김부겸 등판의 필요충분 조건
- [단독] 방첩사, 기무사 시절 만든 '세월호 문건' 7박스 파쇄했다
- 상임위원장 독식 현실화? 정청래 "후반기엔 100% 민주당이 맡겠다"
- 중국군인줄 알았는데... 어느 비행사의 '위대한' 이중생활
- 남산 밑으로 뚫린 세 개의 터널, 왜 이렇게 됐냐면
- '그알' 사과받은 이 대통령, SBS노조 반발에 "언론자유 특권 아냐"
- 풀숲에서 오줌을 누다가... 뱀이 나갔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재추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조용원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이재명 대통령-SBS 노조, '그알 사과' 공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