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올리베이라는 'UFC BMF 챔피언'에 어울릴까?

김종수 2026. 3. 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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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과 경쟁 사이, UFC의 선택은 어디로

[김종수 기자]

 2대 UFC BMF 챔피언 저스틴 게이치
ⓒ UFC 제공
UFC의 수많은 타이틀 가운데 'BMF(Baddest Mother Fucker)' 벨트는 유독 이질적인 존재다. 체급, 랭킹, 공식 승부 기준과는 다른 축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단어를 직역하면 거친 욕설처럼 들리지만 UFC에서는 '진짜 터프하고 멋진 상남자'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때문에 이 타이틀은 "누가 가장 강한가"가 아니라, "누가 가장 터프하고 인상적인 싸움을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그 시작점에는 '악동' 네이트 디아즈(41·미국)가 있다. 그는 기자회견 등에서 스스로를 '가장 나쁜 놈(BMF)'이라 칭했고, 이 거친 선언은 팬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UFC는 이를 단순한 유행어로 소비하지 않고, 하나의 상징적 타이틀로 제도화했다.

2019년 UFC 244에서 있었던 초대 타이틀전은 이 개념을 극적으로 구현했다. 호르헤 마스비달(42·미국)과 디아즈의 대결은 '길거리 감성'과 '반항적 캐릭터'가 충돌한 무대였다. 경기 결과는 닥터 스톱으로 끝났지만, 이 이벤트는 BMF가 단순한 벨트가 아니라 서사와 캐릭터를 담는 장치임을 분명히 했다.

이후 한동안 공백기를 거친 BMF 타이틀은 라이트급 최고의 난타전 파이터들이 등장하면서 다시 주목받는다. 저스틴 게이치(38·미국)와 더스틴 포이리에(37·미국)의 재대결은 기술과 투지, 그리고 파괴력이 결합된 대표적인 사례였고, 게이치의 KO 승리는 타이틀의 정체성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찰스 올리베이라가 새로운 UFC BMF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팬들간 갑론을박이 뜨겁다.
ⓒ UFC 제공
찰스 올리베이라의 챔피언 등극, BMF의 '정의'가 흔들리다

BMF 타이틀이 단순 이벤트에서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은 맥스 할로웨이(35·미국)다. 그는 UFC 300이라는 역사적 무대에서 게이치를 상대로, 기술과 투지를 넘어선 어마어마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옥타곤 중앙에서 맞붙자는 제스처는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선언에 가까웠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태도가 응축된 장면이었다. 이어진 KO 피니시는 결과 이상의 서사를 만들어냈고, 이는 BMF 타이틀이 지향하는 가치, 공격성, 담대함, 그리고 쇼맨십을 완벽히 구현한 사례로 남았다.

할로웨이는 이후 포이리에와의 3차전에서도 안정된 경기 운영과 공격적인 압박을 동시에 보여주며 타이틀을 방어했다. 단순히 화끈한 난타전만이 아니라,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팬들을 열광시키는 방식을 증명한 것이다. 그로인해 BMF는 더 이상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UFC 내에서 독립적인 상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찰스 올리베이라(37·브라질)가 새로운 BMF 챔피언에 오르면서 이 타이틀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서브미션 능력과 경기 완성도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엘리트 파이터다. 문제는 그의 파이팅 스타일이 BMF의 전통적 이미지와 일치하는지 여부다.

올리베이라는 상대를 압박하기보다는 흐름을 읽고 기회를 포착해 경기를 끝내는 데 능하다. 이는 효율성과 완성도 측면에서는 이상적인 접근이지만, 정면 충돌과 극한의 난타전을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팬들은 BMF가 '가장 강한 선수'를 의미하게 된다면, 기존 챔피언 벨트와의 차별성이 사라진다고 우려한다. 반면 다른 시각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피니시를 노리는 올리베이라 역시 충분히 BMF다운 파이터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타이틀의 정의 그 자체에 있다.
 3대 UFC BMF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
ⓒ UFC 제공
UFC의 전략,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경계에서

이 논쟁은 UFC의 정체성과도 깊이 연결된다. UFC는 엄연한 스포츠 리그이지만, 동시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코너 맥그리거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캐릭터와 서사는 경기력만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다.

BMF 타이틀은 이러한 전략의 산물이다. 순수 경쟁 구조에서 벗어나, 팬들이 열광할 수 있는 이야기와 감정을 만들어내는 장치다. 하지만 최근 UFC가 스포츠적 정당성과 경쟁 구조를 더욱 강조하면서, 이러한 상징적 타이틀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리베이라의 챔피언 등극은 그 변화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실력 중심의 판단이 강화된 결과일 수 있지만, 동시에 BMF가 지녔던 '감성적 가치'가 약화되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앞으로 BMF 타이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몇 가지 가능성은 예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현재처럼 실력 중심의 챔피언 선정이 이어지며, BMF가 또 하나의 경쟁 타이틀로 자리잡는 시나리오다. 다른 하나는 특정 스타일과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시 구성되며, 이벤트성 상징으로 회귀하는 방향이다.

중요한 점은 팬들의 기대가 여전히 명확하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단순한 승자가 아니라, 경기를 통해 감정을 폭발시키는 파이터를 원한다. 쓰러질 때까지 맞붙고, 마지막 순간까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야말로 BMF라는 이름에 담긴 본질이기 때문이다.

결국 올리베이라의 챔피언 등극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BMF는 '가장 뛰어난 파이터'를 의미하는가, 아니면 '가장 강렬한 싸움을 보여주는 존재'를 뜻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UFC의 답이 앞으로 이 타이틀의 존속 방식과 의미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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