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커지는 與 호남 경선…경기지사는 김·추·한 3파전으로

“가장 빠른 공천”이라는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더불어민주당의 6·3지방선거 공천 작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경선 조기과열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경선 승리=당선’인 호남에선 후보 간 네거티브 싸움이 치열하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왜곡된 정보로 인해 선거가 혼탁해지고 있다”며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는 당의 기본 질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며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기자단에 배포했다. 전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예비경선 과정에서 등장한 정체불명의 ‘득표율 지라시’의 유통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당규에 따라 후보자별 순위 및 득표율을 비공개한다. 하지만 21일 전남·광주 예비경선 직후 당내에서는 순위와 득표율이 담긴 자료가 ‘받은글’ 형태로 광범위하게 돌았다. 일부 후보들이 “명백한 선거테러이자 당원들의 선택권을 도둑질하는 범죄 행위”(민형배 의원)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공관위 관계자는 “4무·4강 공천에 따라 늦어도 이달 중에는 광역단체장 16곳의 경선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벌어지고 있지만 대체로 관리 가능할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지난 10일 6·3 지방선거 공천 완료 목표일로 4월 20일을 제시하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한 달 전까지 공천을 마무리한다면 헌정 사상 가장 빠른 공천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뒤 당내 열세 후보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응축되는 분위기다.
호남 지역의 한 후보는 통화에서 “빠른 공천은 공약이나 본선 준비 기간을 번다는 측면에서 당에 좋지만 후보들 입장에서는 좋지 않다”며 “이렇게 경선을 일찍 끝내버리면 후발 주자는 역전 기회조차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호남 내 네거티브 선거전이 “이러다 사후 봉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재선 의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위가 높아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제한된 시간 안에 판을 뒤집으려다 보니 측근 비리부터 부동산까지 본선을 방불케 하는 내용들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강기정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지난 17일 광주MBC 토론회에서 “구청장 시절에 비서실장이 뇌물죄로 구속됐다”고 민형배 후보를 직격했다. 강 후보가 “통합시장은 청렴성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하자 민 후보는 “제 부족함이 있었다”면서도 “10년 전 일을 꺼내 드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맞받았다.
한켠에서는 역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중인 신정훈 후보가 김영록 후보의 서울 지역 주택 보유를 문제삼고 있다. 신 후보가 19일 “지산지소(地産地消)는 에너지에만 국한된 원칙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적용돼야 한다. 서울 용산 주택을 판매하라”고 김 후보를 압박하자, 김 후보는 “서울에 집을 두고 있지만 평일과 주말, 휴일에도 도정을 수행하며 소홀히 한 적이 없다”고 곧장 해명했다.
전북지사 경선에서도 이원택 후보가 현직 도지사인 김관영 후보를 상대로 “12·3 계엄 당일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청사를 폐쇄했다”며 “내란 동조”를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전북도청이 폐쇄된 사실이 없으며, 2008년부터 시행해 온 야간 방호조치에 따라 일부 출입구만 통제했을 뿐”이라고 반발 중이다. 두 후보 간 설전은 서로 “정치 생명을 걸고 책임지라”는 쪽으로 번지고 있다.

그래도 민주당 공관위에서는 ‘당분간 페이스 조절은 없다’는 기류가 짙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토론회 추가 개최를 요구했지만 ‘2회’ 기준을 유지했다. 민주당은 22일 김동연 경지기사와, 추미애·한준호 의원이 내달 5~7일 치러지는 경기지사 본경선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전날부터 이틀간 100% 당원 투표로 진행한 예비경선 결과로, 권칠승 의원·양기대 전 의원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까지 인천·강원·울산·경남 등 4곳의 본선 후보를 확정한 민주당은 조만간 최고위를 거쳐 대전·충남·전북·제주의 경선 일정도 발표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세종·부산은 경선 후보 확정이 임박했고, 대구·경북은 전략공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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