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내 이름이" 건강한 NC 구창모, 데뷔 12년 만에 꿈을 이뤘다 [수원 현장]
-팀 에이스 올라선 뒤에도 몸 상태·군 복무로 번번이 좌절
-22구 2이닝 마치고 조기 교체…"잘 준비해 팬들께 좋은 모습으로"

[더게이트=수원]
항상 더그아웃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혹은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며 TV 화면으로 지켜봐야 했던 남의 잔치였다. 매년 봄, 창원NC파크 클럽하우스 복도에 붙은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볼 때마다 구창모는 언젠가 자신의 이름 석 자가 투수 칸에 새겨지기를 바랐다. 올 시즌 프로 데뷔 12년 만에 비로소 그 꿈이 현실이 된다.

번번이 엇갈렸던 개막전과의 인연
구창모에게 개막전 선발 기회는 늘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신기루였다. 프로 데뷔 초반에는 선발 순서상 외국인 투수들에게 밀리는 것이 당연했다. 팀의 국내 에이스로 우뚝 선 2019년과 2021년에는 개막 시점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5월이 되어서야 뒤늦은 시즌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5월로 늦춰졌던 2020년 우승 시즌엔 외국인 투수 두 명에 이은 세 번째 경기 선발로 나섰다. 2023년에는 개막 2차전 선발로 등판해 데뷔 이후 가장 개막전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첫 경기 선발은 끝내 허락되지 않았다.
이후 부상과 군 복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구창모는 지난 시즌 후반 복귀해 정규시즌 막판과 가을야구에서 건재함을 증명했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며 몸을 다진 결과, 이번 시즌은 비로소 건강한 모습으로 팀과 함께 출발선에 서게 됐다. 여기에 단순한 합류를 넘어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까지 거머쥐었다.
당초 계획에 없던 구창모의 개막전 선발은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의 부상으로 급부상한 시나리오다.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17승 평균자책 3.45로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던 라일리는 21일 KT전 도중 왼쪽 복사근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호준 감독은 밤잠을 설치며 고심한 끝에 2차전 선발로 염두에 뒀던 구창모를 하루 앞당겨 개막전 카드로 꺼내 들었다.

22구 피칭, 구속보다 중요한 '체크포인트'
이날 구창모는 단 2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개막전 선발 낙점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기에, 호투하던 구창모가 2회 만에 교체되자 관중석의 NC 팬들 사이에선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워낙 부상 이력이 잦았던 터라 '혹시 또?'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부상 이슈는 없다. 개막전 등판을 대비한 컨디션 관리 차원의 예정된 교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구창모의 투구는 전력 피칭보단 컨디션 점검에 치중한 모습이었다. 22구를 던지는 동안 최고 구속은 139km/h에 머물렀다. 패스트볼(12구)과 슬라이더(7구), 포크볼(3구)을 고루 섞으며 구종의 감각을 확인하고 커맨드와 밸런스를 찾는 게 목적인 등판이었다.
구창모는 경기 후 구단을 통해 "오늘 경기는 밸런스와 구종 점검에 초점을 두고 부담 없이 가볍게 투구했다. 전반적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올해 개막전 선발로 나서게 되어 설레는 마음이 크다"고 밝힌 구창모는 "항상 창원NC파크 클럽하우스 복도에 붙은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보며 언젠가는 내 이름도 올리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되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털어놨다.
5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8일 개막전 마운드에 오를 구창모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느껴지지만, 컨디션 관리를 잘해 팬들께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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