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죽음 축하한 트럼프… 몰지각 도 넘어”

고인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몰지각한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CNN이 비판했다.
에런 블레이크 CNN 수석기자는 21일(현지시간) 해설기사에서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난 사람들, 특히 적대자들에 대해 저급하고 몰지각한 발언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로버트 뮬러가 방금 죽었다”며 “잘됐다. 죽어서 기쁘다. 이제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고 말했다.

뮬러 전 국장은 2017년 특별검사로 임명돼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의 연계 여부를 조사한 인물이다.
블레이크 기자는 “이 발언은 트럼프가 수년간 이어온 유사한 발언들의 정점”이라며 “결코 단발적인 사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2017년 10월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전사한 미군 특수부대원의 아내에게 전화해 “(당신의 남편은) 자신이 무엇을 감수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위험을 감수하고 선택한 일’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초반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존중하는 대화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결국 그 발언을 사실상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블레이크 기자는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전용사 출신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이 2018년 8월 사망한 뒤에도 고인을 폄하했다. 매케인 전 의원은 2008년 미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와 맞붙은 공화당 후보이기도 하다.
2019년 초 트럼프는 매케인이 자신의 의료개혁법안을 좌절시켰다며 “나는 존 매케인의 팬이었던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인에 대해 “반에서 꼴찌로 졸업했다”거나 “스틸 도지어(트럼프-러시아 유착 의혹 보고서)를 FBI에 넘겼다”고 비난했지만 모두 거짓 주장이었다.
2019년 말에는 그해 사망한 존 딩겔 전 민주당 하원의원을 겨냥해 “(그는) 지옥에서 올려다보고 있다”며 공격했다. 딩겔의 아내이자 미시간주 민주당 하원의원인 데비 딩겔은 “사랑하는 사람 없이 처음 맞는 연말을 준비하고 있다”며 “당신은 결코 상상하지 못할 방식으로 나를 무너뜨렸고, 당신의 상처 주는 말은 나의 회복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2021년에는 고인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이 더욱 즉각적으로 이뤄졌다고 블레이크 기자는 설명했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숨졌을 때는 약 24시간 만에 그가 이라크에서 큰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그를 ‘전형적인 RINO(명목상 공화당원)’이라고 부르며 “항상 다른 공화당원을 가장 먼저 공격하던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파월 전 장관은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한 인물이었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에게 반대표를 던졌다.
이런 경향은 최근 몇 달 사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케네디 가문을 공격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손녀이자 환경 저널리스트인 타티아나 슐로스버그가 말기 뇌암으로 사망한 지 몇 시간 만이었다.
그에 앞서 몇 주 전에는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가 살해된 직후 그들이 ‘트럼프 광기 증후군’ 때문에 죽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라이너 부부의 죽음을 ‘매우 슬픈 일’이라고 표현하면서도 게시글 대부분을 라이너의 반트럼프 성향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라이너를 ‘트럼프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인물’로 평가하며 “최근에는 그 편집증이 새로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공화당 인사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블레이크 기자는 “불과 3개월 뒤 트럼프는 다시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에는 단순히 사망자에 대해 막말을 하는 수준을 넘어 그들의 죽음을 노골적으로 축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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