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해외서 25조 벌었다…30년 해외 사업 뚝심 결실
해외법인 합산 매출 7년 만에 2배
해외 매출 비중 70%, 내수 한계 극복
인도, 미국 등 신시장 개척 나선다
오리온이 해외 진출 30년 만에 해외법인 누적 매출액 25조원을 넘어섰다. 진출 초기부터 일관되게 추진해온 현지화 전략이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1995년 중국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현재 중국,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 5개국에 총 10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5곳, 베트남 2곳, 러시아 2곳, 인도 1곳의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초코파이를 비롯해 80여종의 현지화된 제품을 생산하며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오리온의 성장 스토리는 국내 식품 업계의 일반적인 성장 경로와는 다르다. 대부분 식품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 집중하던 시기, 오리온은 일찌감치 해외를 또 하나의 내수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 생산과 현지 판매를 기반으로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유통 업계에서 드물게 글로벌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오리온은 2023년부터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법인으로부터 식품 업계 최초로 국내로 배당금을 들여오고 있다. 지난 3년간 해외 법인에서 유입된 누적 배당금은 약 6000억원에 달한다. 배당금은 미국, 유럽 등의 글로벌 수출 전진기지가 될 진천통합센터 구축 등에 활용되고 있다.

당시 이들 국가는 제도와 유통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정치·경제적 불확실성도 컸다. 실제로 같은 시기에 진출했던 다수의 기업들이 단기간 성과 부진을 이유로 철수를 선택했다. 반면 오리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사업을 추진하며, 공장 설립과 유통망 구축, 제품 현지화를 꾸준히 이어갔다.
오리온 해외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변수에 흔들릴 때마다 사업 축소가 아닌 ‘유지’와 ‘버팀’을 선택해왔다는 점이다.
베트남 외환위기, 러시아의 경제 제재와 전쟁 등 굵직한 위기 국면에서도 오리온은 현지 생산과 고용을 유지하며 시장을 지켜왔다. 이 과정에서 쌓인 신뢰와 운영 경험은 위기가 지나간 뒤 빠른 회복화 성장으로 이어졌다. 장기적으로는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경쟁력이 됐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해외 사업을 시작한 지 20년 만인 2016년 누적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후 불과 7년 만인 2023년 20조원을 넘어섰다. 주요 해외 법인들이 동시에 성장 궤도에 올라선 덕분이다. 중국 시장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진 가운데, 베트남과 러시아 사업이 본격적으로 규모를 키우며 성장 속도를 끌어올렸다. 개별 국가의 성과가 아닌, 여러 지역이 동시에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해외 사업의 확장 속도도 자연스럽게 빨라지고 있다.
오리온은 생산 확대를 통해 해외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약 8300억원을 투자해 국내외 주요 생산 거점의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충북 진천에 건설 중인 진천통합센터가 완공되면 국내 생산능력이 최대 2조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다. 해외에서는 수요 증가로 공급이 빠듯한 지역을 중심으로 증설이 이뤄지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120%를 웃도는 러시아에서는 트베리 공장 내 신공장동을 건설 중이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연간 생산 규모는 현재의 두 배인 75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베트남 법인 역시 총 1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9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한다.
신시장인 인도 또한 현지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확대되면서, 미국·유럽·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성장-투자-성장’의 선순환 체계를 완성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이미 자리 잡은 주요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에 더해 신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는 만큼, 해외 사업 성장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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