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로 실습하는 학생들”…취업 기대감 커진 반도체 특성화 대학들

‘파워드 바이 엔비디아(Powered By Nvidia)’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의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전산해석실습실 문 옆 명패에는 이런 문구와 함께 연두색 엔비디아 로고가 선명하게 박혔다. 아래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이름인 ‘RTX 5090’라고 적혔다. 최근 시세가 개당 600만원에 달하는데, 수요 대비 물량이 부족해 요즘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렵다.
홍상진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교수(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는 “GPU가 달린 20개 컴퓨터를 서로 연결시켜 슈퍼컴퓨터와 같이 활용한다”며 “이곳에서 반도체 성능이 어떻게 될지 시뮬레이션을 돌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다른 시설에서 일주일 걸릴 시뮬레이션을 여기선 하루면 해결한다”며 “SK하이닉스 직원들도 1년에 두 차례 와서 실습할 정도”라고 전했다.

명지대는 충남 아산의 호서대와 함께 2023년 교육부의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지원 사업’에 동반성장형 특성화대학으로 선정됐다. 두 대학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테스트·패키징 분야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 과정과 시설을 공유하고 있다. 2027년까지 복수전공자를 포함해 반도체 특화 인력 1840명을 배출할 예정이다.
명지대는 올해부터 본격 조성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가깝다. 학교에선 고연봉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명지대 반도체공학과와 약 15㎞ 떨어진 용인 원삼면에는 600조원이 투입되는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의 첫 전진 기지가 외관을 갖추가고 있다. 산업단지의 핵심인 SK하이닉스의 1기 팹은 지난해 2월 첫 삽을 뜬 지 불과 1년 만에 윤곽을 갖추고 있다.
명지대와 10㎞ 떨어진 이동읍에는 360조원이 투자되는 삼성전자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도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착공된다. 홍상진 교수는 “대기업이 들어서면 주변에 수많은 협력업체가 들어선다”며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에서도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서대는 테스트와 패키징 등 반도체 후(後)공정 위주 교육에 중점 두고 있다. 정동철 호서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계절학기 몰입수업을 이용하면 양 대학에 모두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교육을 받아 본 뒤 전(前)공정과 후공정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어 진로도 다양해진다”고 설명했다.
홍상진 명지대 교수는 “반도체 분야에선 대학 교육을 받은 뒤 완제품 생산보다 주변 시장이 크다는 걸 깨닫고 진로를 변경하는 학생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날 진공 상태에서 진행되는 플라즈마(이온 상태 기체) 실험을 주도한 반도체공학부 3학년 김나현씨은 “졸업 뒤 반도체 테스트 장비 회사로 취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에 반도체 특성화 대학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에 수십억 원짜리 반도체 장비를 기증하는 관련 기업도 늘고 있다. 일본의 업체들도 테스트 장비를 기증한 뒤 두 학교와의 교류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연구를 하다 이들 대학에 교수로 채용되는 이들도 나온다. 하상렬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모두 근무했던 경력이 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업무를 맡기도 했다. 같은 과 윤주병 교수는 삼성전자에서 2023년 명지대로 파견돼 강의를 이어오다 올해 정식 교수가 됐다. 호서대에도 삼성전자 출신 전임 교수가 두 명 있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특성화대학 분야를 반도체뿐 아니라 2차전지와 바이오, 로봇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른 대학이 서로 장점을 살려 함께 공동 학과를 운영하는 분위기를 장려하기 위해 계절학기 이수 학점 제한을 풀어주기도 했다.
이지현 교육부 인공지능융합인재양성과장은 “특성화대학을 지정해 학사급 인력 공급과 석·박사급 양성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교원과 실습 장비 확보, 대학 강점을 고려한 특화 교육과정 개발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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