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약자의 삶 살아... 해 낼 수 있는 준비돼 있다"

김정아 2026. 3. 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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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와상장애인 지역구 도전... 강종수 시의원 예비후보, 당진에서 '인식 전환' 말하다

[김정아 기자]

 충남 당진시에서 38년을 장애인으로 살아온 더불어민주당 강종수 예비후보는 지역구 시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을’의 자리에서 삶을 견뎌온 시간이 이제는 제도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도록 촘촘히 담아냈다. 무엇보다 "정치는 약자의 삶을 바꾸는 일"이라며, 현장에서 마주한 한계를 제도 안에서 풀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 김정아
충남 당진시에서 전국 최초로 사지마비 와상장애인이 지역구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이 사실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정치의 주체로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리 사회에 한층 더 또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현장에서 문제를 견디고, 누군가는 제도 안에서 해법을 만든다. 더불어민주당 강종수 예비후보는 오랜 시간 '현장'에 머물렀던 사람이다. 무엇보다 2003년부터 20여 년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하며 우리 사회에 깊게 스며든 차별과 보이지 않는 장벽을 온몸으로 겪어왔다.

"차별은 드러나기보다 일상 속에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벽은 제도 밖에서는 끝내 넘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강 후보의 삶은 한순간의 사고로 전환점을 맞았다. 교사의 꿈을 안고 공주사범대에 진학했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면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오랜 시간 절망의 시간을 지나야 했지만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았다. 재활을 통해 다시 몸을 일으켰고,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사회 밖으로 나왔다. 이어 부산디지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았고, 사회복지·보육·청소년 상담 분야의 자격을 취득하며 활동의 기반을 넓혀갔다. 이후 당진시장애인자립센터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인권 활동가로서 장애인들의 자립과 일자리 연계를 위해 현장을 지켜왔다.

이번 출마는 여느 정치 참여를 넘어, 제도 밖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안에서 변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오랜 고민과 결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강 후보는 장애인 정책에 대해 '인식 개선'이 아닌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자는 지난 19일, 강종수 선거사무실에서 만나 출마의 배경과 향후 구상, 그리고 선거과정을 통해 일관되게 강조해온 '인식 전환'의 정치가 실제로 지향하는 바를 보다 깊이 있게 짚어봤다.

- 강종수 후보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초·중·고등학교를 당진에서 마치고 졸업한 뒤, 교사의 꿈을 안고 공주사범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재학 중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면서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38년 동안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처음 5년은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죠. 하지만 다시 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집에서 재활 운동을 이어갔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활동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부산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해 사회복지, 보육, 청소년 상담 관련 국가자격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당진 지역에서 장애인 인권 향상과 자립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는데요. 사실, 활동을 계속할수록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 오랜 기간 장애인 권익과 체육 현장에서 활동해 오셨습니다. 시민사회 활동을 넘어 직접 정치에 참여하게 된 결심의 배경과, 시의원으로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장애인 정책의 우선순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2003년부터 20여 년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 현장에서 활동해오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차별과 보이지 않게 쌓여온 장벽을 직접 체감해왔습니다. 겉으로는 많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삶의 현장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었죠. 이러한 문제들을 개인의 노력이나 제도 밖의 활동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직접 책임지고 변화의 과정에 참여해야겠다고 판단해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인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동권과 편의시설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책의 우선순위를 놓고 본다면, 저는 무엇보다 '일자리'를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안정적인 소득이며, 장애인에게도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 기업과 연계해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노동의 대가가 온전히 당사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를 반복적으로 경험해왔습니다. 형식적인 고용이나 단기적인 일자리로는 삶의 안정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당진형 장애인 일자리 지원센터' 설립을 제안드리고 있습니다. 장애인 일자리를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고, 임금과 근로조건이 정당하게 보장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정치에 참여하며 가장 먼저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나아가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때, 개인의 삶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당진시장애인보치아연맹 회장으로서 장애인 체육 기반을 꾸준히 만들어오셨습니다. 보치아가 장애인들에게 갖는 의미와 더불어, 앞으로 지역 장애인 체육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저에게 보치아는 스포츠를 넘어, 사회와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보치아는 비장애인 스포츠의 양궁과 같은 올림픽 효자 종목이면서도, 중증 와상장애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입니다. 동시에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며 느끼는 점은, 많은 장애인분들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보치아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종목입니다. 함께 경기를 하고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경험이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인식 전환'이야말로 장애인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도와 시설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 바뀌어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체육 정책 역시 취미나 재활의 영역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활동을 넘어, 스포츠가 생계와도 연결될 수 있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장애인 체육도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원과 제도적 기반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 스포츠는 적절한 보조기구와 환경이 갖춰진다면 경증 장애인뿐만 아니라 중증 장애인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비장애인 체육과 동일한 기준에서 접근해 실업팀을 운영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체육을 더 이상 '특별한 영역'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기회의 영역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장애인에게는 지속 가능한 희망이 만들어지고, 지역사회 역시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포용도시'는 정책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제도와 인식이 동시에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후보께서 생각하는 '포용도시 당진'의 조건과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무엇입니까?

"저는 '장애인 인식 개선'이라는 표현보다는 '인식 전환'이라는 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개선'이라는 말에는 마치 누군가의 인식이 잘못되어 있어 그것을 고쳐야 한다는 전제가 담겨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정책과 제도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정책이 중심이었고, 그 결과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온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는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장애인을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제도적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접근성 개선은 기본입니다. 공공시설뿐 아니라 생활 공간 전반에서 이동과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이를 행정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야 하죠. 또한 교육과 체육, 문화 영역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함께할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학교와 지역사회에서의 통합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어릴 때부터 서로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인식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됩니다.

복지 정책 역시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와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일하고, 역할을 갖고, 지역사회 안에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정책의 효과가 현실에서 나타난다고 봅니다. 저는 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 지역사회 전체의 삶의 질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용도시는 특정 집단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도시입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르신, 저소득 농민,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사회적 배려 대상이 일상에서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결국 포용도시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진에서 그 변화를 말로 그치지 않고, 정책과 실행으로 분명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 당진2동·정미·대호지 지역은 도심과 농촌이 공존하는 복합 생활권입니다. 반복되는 수해와 고령화, 생활 인프라 문제 등 다양한 과제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는 현안은 무엇이며, 시의원으로서 실질적으로 해결 가능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시의원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실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당진2동은 장마철만 되면 반복적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재산 피해와 생활 불안이 이어지고 있죠. 현실적으로 부분적인 보수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하천 상류부터 하류까지 전반적인 정비 계획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당진천 제방을 보강하고, 배수펌핑장 설치를 통해 집중호우 시 배수 능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역천 준설과 하천 정비를 병행해야 하며, 특히 채운교 일대는 병목 구간으로 작용하고 있어 우선적으로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당진2동은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지하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시설로 인한 화재 위험에 대한 주민 불안도 큽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 효과가 입증된 '전기차 화재 진화 덮개'를 보급해 초기 대응력을 높이고, 화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미면은 당진에서 강수량이 많고 수계가 발달한 지역으로, 구조적으로 수해에 취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배수로 정비를 단편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마을 단위까지 포함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어 정미면과 대호지면은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지역 소멸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장기적인 국가 정책과 연계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시의원으로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어르신들과 농민들이 겪고 있는 생활 불편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전동휠체어, 전동 스쿠터, 보행기 등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공공시설과 마을회관, 경로당 등 일상 공간에 경사로를 확대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죠.

사실, 복지 분야에서는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알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강화해, 필요한 분들께 직접 안내하고 연결해드리는 체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생활 환경 측면에서는 농촌 지역의 쓰레기 적체 문제도 중요한 현안인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단위 '호별 방문 수거 시스템'을 도입해 소각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자원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이동권 약화입니다. 버스 노선이 줄어들면서 주민들의 생활 반경이 축소되고 있으니까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행복버스와 이동장터를 확대하는 한편,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순환버스 운영 모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거창한 계획보다, 주민들이 매일의 삶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부터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지방선거에서 강종수 후보가 왜 선택받아야 하는지, 시민들에게 한 문장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저는 평생을 사회적 약자의 자리에서 살아온 사람입니다. 흔히 말하는 '을'의 입장에서, 때로는 더 취약한 '병'의 입장에서, 그리고 제도의 가장 바깥에 놓인 '정'의 위치에서 삶을 견뎌왔습니다. 이러한 삶의 경험 속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 어떤 순간에 좌절하고 어떤 지점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를 몸으로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책이나 이론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회적으로 보살핌이 필요한 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현실에 가깝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동시에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부딪히며 나름의 해법을 축적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결국 누구의 삶을 더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본인의 삶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38년동안 약자의 자리에서 출발해 그 해법까지 고민해온 사람으로서, 가장 책임 있게 해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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