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인의 명예 차용"…군 복무 역풍 부른 사진 한 장
1960년대 멀끔한 군복을 입은 한 십 대 소년의 가족사진 한 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년의 이름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군사학교에서 부모님과 함께”라는 글과 함께 이 사진을 올렸다.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그의 군 복무 서사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트럼프는 베트남전 당시 다섯 차례 징집 연기를 받으며 실제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미국 언론과 비판자들은 군 복무를 하지 않은 트럼프가 군인 이미지를 차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인 애런 루파는 X(옛 트위터)에 이를 “말로 다 하기 어려울 만큼 한심하다”고 평가했고, 진보 성향 매체 메이다스터치는 트럼프의 면제 사유였던 골극 진단을 빗대 “골극 핑계로 군면제받은 생도(Cadet Bone Spurs)”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반트럼프 성향 단체 링컨 프로젝트는 “군 복무를 하지 않았으면서 군인의 명예를 차용하는 행위(stolen valor)”라는 비판을 내놨다.

이를 의식한 걸까. 처음엔 사진 한 장만 올렸던 트럼프도 이후 “군사학교에서 부모님과 함께”라는 설명을 덧붙여 재게시했다.
다만 사진 자체가 허위이거나 트럼프가 실제 군 복무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해당 사진은 그가 10대 시절 다닌 사립 기숙학교인 뉴욕 군사학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군대식 규율과 제복을 갖춘 교육기관일 뿐 정식 군 복무와는 구별된다.
다섯 차례 징집 연기
트럼프는 59년 이 학교에 입학해 64년 졸업한 뒤 포덤대를 거쳐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68년 학위를 받았다. 베트남전과 징집 시기가 겹치면서 그는 대학 재학을 이유로 네 차례 징집을 연기했고, 졸업 직후에는 발뒤꿈치 골극 진단으로 의료 면제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다섯 차례 연기를 거치며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골극 진단의 신빙성은 지금까지도 논쟁거리다. 뉴욕타임스(NYT)는 2018년 당시 진단을 내린 의사의 가족이 “트럼프의 아버지에게 베푼 호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공식 문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역시 과거 인터뷰에서 진단서를 언급하면서도 해당 의사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군 복무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일부 죄책감을 느낀다”고 언급하는 등 일정 부분 부담을 인정해왔다. 동시에 대통령으로서 국방력 강화와 군사 행동을 통해 이를 ‘보상’하고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CNN 등 일부 언론은 군 복무 경험이 없음에도 강한 군사 이미지를 강조하는 행보에 주목하며,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이란 공습 국면에서 과거 군사학교 시절 사진을 공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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