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식 가치 투자보다 ‘정부 정책’ 주목 [신간]

책은 세계 경제가 마주한 구조적 변화를 주목한다. 부채(debt), 탈세계화(deglobalization), 인구 구조(demographics), 디지털화(digitalization), 탈탄소화(decarbonization)다. 저자는 이를 ‘5D’라고 부른다. 5D의 공통점은 하나다. 모두 정부 정책과 지출이 깊이 개입되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즉 앞으로의 투자 환경에서는 정부 역할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책이 제시하는 첫 번째 규칙과 두 번째 규칙이 ‘거대 자본을 따라 움직여라’ ‘정부를 따라 매수하라’인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주요 국가의 정부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정부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5~40% 수준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가 정부 정책을 이해 못한다면 시장의 큰 흐름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다행히 정부 정책을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공개된 조직인 만큼 예산과 정책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어떤 산업에 보조금이 투입되고 어떤 분야에 규제가 완화되는지 확인하면 자금이 흘러갈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책은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예시로 제시한다. 미 행정부가 에너지 인프라와 청정에너지 전환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붓겠다고 공표했을 때, 시장 향방은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IRA 법안 서명 21개월 후 미국 인프라 개발 지수는 46% 상승했다.
저자는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도 털어놓는다. 책의 저자이자 UBS 최고투자책임자인 마크 H. 헤펠레는 “정부 정책이 투자에 미치는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5D의 파급력이 전 세계를 재편하는 상황에서, UBS 투자팀도 투자 전략 재구성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정부 지출의 흐름을 따라가는 ‘하향식(Top-down)’ 분석 방식 채택 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버핏식 가치 투자, 지금도 유효할까
헬스케어·에너지·디지털 전환 주목
저자는 재무제표와 지표 중심의 분석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각종 변수가 난립하는 시대에는 특정 기업의 저평가를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자산군과 산업, 지역을 폭넓게 살펴보고 거대한 흐름이 향하는 방향에 자금을 배치하는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는 워런 버핏 등이 주장해온 가치 투자와 거리가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오늘날 금융 시장에서는 거시적 변화와 정책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책은 어떤 곳을 주목할까. 저자는 ‘1조달러 규모의 기회’가 숨어 있는 세 가지 트렌드로 디지털과 에너지, 헬스케어 혁신을 꼽는다. 각국 정부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영역인 데다 실질적인 머니무브도 이뤄지고 있어서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2호(2026.03.25~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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