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식 가치 투자보다 ‘정부 정책’ 주목 [신간]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6. 3. 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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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새로운 규칙
마크 H. 헤펠레·리처드 C. 모라이스 지음/ 송이루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5000원
금융 시장의 규칙이 흔들린다. 금리 환경, 인구 구조, 기술 혁신, 지정학적 갈등까지 여러 요인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어서다. 자연스레 투자 전략도 바뀌고 있다. 책의 저자인 마크 H. 헤펠레 UBS 최고투자책임자와 언론인 리처드 C. 모라이스는 “모든 게 뒤집혔다”며 8가지 새로운 투자 규칙을 제시한다.

책은 세계 경제가 마주한 구조적 변화를 주목한다. 부채(debt), 탈세계화(deglobalization), 인구 구조(demographics), 디지털화(digitalization), 탈탄소화(decarbonization)다. 저자는 이를 ‘5D’라고 부른다. 5D의 공통점은 하나다. 모두 정부 정책과 지출이 깊이 개입되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즉 앞으로의 투자 환경에서는 정부 역할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책이 제시하는 첫 번째 규칙과 두 번째 규칙이 ‘거대 자본을 따라 움직여라’ ‘정부를 따라 매수하라’인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주요 국가의 정부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정부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5~40% 수준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가 정부 정책을 이해 못한다면 시장의 큰 흐름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다행히 정부 정책을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공개된 조직인 만큼 예산과 정책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어떤 산업에 보조금이 투입되고 어떤 분야에 규제가 완화되는지 확인하면 자금이 흘러갈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책은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예시로 제시한다. 미 행정부가 에너지 인프라와 청정에너지 전환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붓겠다고 공표했을 때, 시장 향방은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IRA 법안 서명 21개월 후 미국 인프라 개발 지수는 46% 상승했다.

저자는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도 털어놓는다. 책의 저자이자 UBS 최고투자책임자인 마크 H. 헤펠레는 “정부 정책이 투자에 미치는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5D의 파급력이 전 세계를 재편하는 상황에서, UBS 투자팀도 투자 전략 재구성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정부 지출의 흐름을 따라가는 ‘하향식(Top-down)’ 분석 방식 채택 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버핏식 가치 투자, 지금도 유효할까

헬스케어·에너지·디지털 전환 주목

저자는 재무제표와 지표 중심의 분석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각종 변수가 난립하는 시대에는 특정 기업의 저평가를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자산군과 산업, 지역을 폭넓게 살펴보고 거대한 흐름이 향하는 방향에 자금을 배치하는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는 워런 버핏 등이 주장해온 가치 투자와 거리가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오늘날 금융 시장에서는 거시적 변화와 정책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책은 어떤 곳을 주목할까. 저자는 ‘1조달러 규모의 기회’가 숨어 있는 세 가지 트렌드로 디지털과 에너지, 헬스케어 혁신을 꼽는다. 각국 정부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영역인 데다 실질적인 머니무브도 이뤄지고 있어서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2호(2026.03.25~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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