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등 이사 선임안 '반대'…국민연금 달라졌다

김남영 2026. 3. 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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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뉴스1

국민연금이 정기 주주총회(주총)들이 몰린 이달 "개정 상법 취지에 따라 의결권을 쓰겠다"고 밝힌 이후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섰다. 개정 상법은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집중투표제는 오는 7월, 3%룰은 9월부터 시행된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19일 13개사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를 내세워 이사 수 변경, 보수 확대 등에 ‘반대표’ 내는 경향이 뚜렷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올해 주총에서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일부 기업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상정한 안건 중에는 상법 개정의 취지를 우회해 무력화하거나 일반주주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기금 수익성 증대를 위해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24일 고려아연 주총에서 사측이 제안한 최윤범·황덕남·박병욱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사실상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보영·이민호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결정 배경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수책위는 고려아연 외에도 HS효성첨단소재, LG전자, 포스코퓨처엠, 네이버, 우리금융지주, 포스코홀딩스,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KT&G, 신한금융지주, 하이트진로, 한솔케미칼 13개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20일 HS효성첨단소재 주총에서는 조현상 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임과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관 변경안에 대해서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수책위는 이사 정원을 축소하는 것은 집중투표제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 개정 상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이사 임기를 임의로 단축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진옥동 이사 후보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진다. 이어 26일 하이트진로 주총에서도 정관 변경안에 반대한다. 이사의 정원을 축소하면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 개정 상법 취지에 반한다는 이유다.

다른 기업 주총에도 이러한 의결권 행사 기류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상법 개정이 이뤄졌다”며 “수책위는 결국 수탁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의결권을 기구니 주주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만 경우에 따라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지배되는 경향이 없지는 않아서 그걸 감시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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