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검사 부하직원 "기억 안난다" 반복... 판사는 위증 경고

선대식 2026. 3. 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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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직원 정아무개씨, 자신의 사건 검색 조회 내역에 "이정섭 검사가 지시한 것 같다" 증언

[선대식, 이정민 기자]

▲ 이정섭 검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공판 출석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정섭 검사가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이정섭 검사의 과거 부하 직원이 법정에 나와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이정섭 검사가 처남 등에 대한 사건 조회를 지시한 것 같다"라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이정섭 대전지방검찰청 검사 사건 공판을 진행했다. 이정섭 검사가 2020~2021년 수원지방검찰청 3부장검사로 있을 때 부장검사 부속실 실무관으로 근무했던 정아무개씨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정씨는 이정섭 검사의 혐의 가운데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과 관련된 증인으로, 검찰은 정씨가 이정섭 검사 지시에 따라 이정섭 검사 처남 조아무개씨, 이재용 쌍용제지 회장 사건 기록을 조회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정씨의 킥스(형사사법정보시스템) 통합사건검색시스템 조회 내역을 법정 화면에 띄웠다. 정씨가 2020년 10월 26일 이 검사 처남 조씨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입력해 사건을 조회한 기록이 나왔다. 당시 조씨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조회 이후 보름 뒤 조씨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됐다.

또한 정씨는 2020년 11월 9일과 18일 쌍용제지, 이재용 등의 검색어를 넣어 사건을 조회했다. 이재용 쌍용제지 회장은 이정섭 검사와 친분이 있는데, 당시 수원지검에는 이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상황이었다.

정씨는 당시 상황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이정섭 당시) 부장님이 말씀하셔서 (조회)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정섭 검사) 처남의 주민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불러주셔서 알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했다.

"기억 안 난다" 주장 반복에 박강균 판사 "증인 입장에서 증인 대답 이해 되느냐?"

정씨의 입장은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지만, 자신의 킥스 통합사건검색시스템 조회 내역을 보니 이정섭 검사의 지시로 조회한 것으로 추측한다는 것이었다. 기억 나지 않는다는 증언이 반복되자, 박강균 부장판사가 나섰다.

박강균 판사는 "(당시 상황) 일부를 기억하는 것 같기도 한데,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기억이 안 난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 정말 증인이 기억을 못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검색 결과를 인정하는데, 피고인(이정섭 검사) 지시를 받아서 사건 조회한 것을 기억 못 한다고 하면 증인 입장에서는 증인 대답이 이해가 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증언 내용이 선뜻 이해가 안 되고 앞뒤가 안 맞는다"면서 "기억 나는 것은 난다고, 기억 안 나는 것은 안난다고 해야 한다. 그 벽을 허물면 안 된다. 위증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정섭 검사 쪽은 정씨의 킥스 통합사건검색시스템 조회 내역을 두고 위법수집증거라는 주장을 펼쳤다. 위현석 변호사(법무법인 위)는 정씨에게 "(검찰에서) 킥스 서버에서 자료를 추출할 때 무엇을 검색했고, 어떤 내용을 조회했고 어떤 조건으로 추출했는지, 여기에 참여했느냐"라고 물었고, "아니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한 위 변호사는 "부장검사 부속실에서 근무하면서 사건 조회는 일상적인 업무로 있는 것"이라면서 "증인은 많은 사건을 조회하기 때문에 언제 어떤 이유로 사건 조회가 이뤄졌는지 기억 못 하지 않느냐"라고 질문했고, 정씨는 "네"라고 답했다.

다음 공판은 5월 15일로 잡혔다. 이정섭 검사 아내인 조아무개씨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조씨는 증언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정섭 검사가 조씨와 공모해, 자녀가 특정 초등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처남 부부 주거지로 전입신고를 하는 등 주민등록법을 위반했고, 또한 처남 집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 전과정보를 조씨를 통해 처남댁인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에게 알려줘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 검사 가족이 전직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리조트 접대를 받았다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역시 조씨의 증언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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