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에서 햇빛으로"… 벼랑 끝 노동자들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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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일해 온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존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선택을 내렸다.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발전노동자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 지난 13일 충청남도 노동권익센터 강당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번 협동조합은 석탄화력발전 축소와 탈석탄 정책 속에서 가장 먼저 일자리 위기에 내몰린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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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웅 기자]
충남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일해 온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존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선택을 내렸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넘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선언이다.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발전노동자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 지난 13일 충청남도 노동권익센터 강당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동자와 시민사회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해 협동조합 설립의 의미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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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발전노동자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 지난 13일 충청남도 노동권익센터 강당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
| ⓒ 신문웅(이태성 제공) |
발기인 대표로 선출된 최성균씨는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구조에 놓여 있다"며 "이제는 수동적인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시대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그동안 발전소를 운영하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태양광 시공 기술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며 "시민참여형 햇빛발전소 건설과 발전소 유휴부지 활용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석탄 노동자'에서 '햇빛 노동자'로의 전환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다.
"정의로운 전환의 실험"… 지역사회도 주목
이날 발족식에는 지역 시민사회와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해 협동조합의 출범을 지지했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배제되지 않고 중심에 서야 한다"며 협력 의지를 밝혔다.
에너지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시도를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정필 소장은 "탈석탄 시대에 노동자 참여형 에너지 전환 모델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실험"이라며 "정책적으로도 주목해야 할 사례"라고 분석했다.
또한 사회적협동조합 삶과기술 안병일 이사장은 "생태적 한계 안에서 지속가능한 노동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지역사회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뒷받침 없으면 실패"… 제도적 지원 요구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도 제기된다.
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노동계 관계자는 "태양광 시공과 발전사업은 초기 투자와 제도적 지원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며 "정부와 충남도의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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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발전노동자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 지난 13일 충청남도 노동권익센터 강당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
| ⓒ 신문웅(이태성 제공) |
협동조합은 오는 4월까지 200명의 조합원을 모집한 뒤 기자회견과 정책토론회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 태양광 발전소 시공 및 운영 ▲ 재생에너지 설비 유지관리 ▲ 충남 정의로운 전환 기금사업 참여 등이 추진된다.
태안·서해안, '에너지 전환 시험대' 되나
국내 최대 석탄화력 밀집지역인 충남, 특히 태안·보령 일대는 향후 에너지 전환의 핵심 격전지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 나선 이번 협동조합 출범은 단순한 조직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라지는 일자리"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벼랑 끝에 선 노동자들이 선택한 이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역사회와 정책의 역할이 시험대에 올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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