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마음 어루만지는 그리스도 사랑·은혜 담았죠”

양민경 2026. 3. 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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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만들 자격이 내게 있나' 싶어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주님이 준 말씀이 '은혜를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작품을 보며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떠올리길 바랍니다."

정 작가는 "혈루증 여인의 간절함과 그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매우 크게 느껴져 만든 작품"이라며 "여기서 십자가는 예수를 상징하는데 한쪽 팔은 각지고 다른 팔은 둥글다. 전자는 주님의 공의를, 후자는 사랑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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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특별기획전
‘비워낸 나무, 손끝에 닿은 쉼’ 기자간담회
3월 24일부터 4월 4일까지 제이드409서
정지은 작가가 19일 서울 강남구 제이드409에서 열린 사순절 특별기획전 ‘비워낸 나무, 손끝에 닿은 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십자가 만들 자격이 내게 있나’ 싶어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주님이 준 말씀이 ‘은혜를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작품을 보며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떠올리길 바랍니다.”

작가 정지은의 '내가 주님을 가장 사랑하는 날'. ㈜구즈·도서출판 더울림 제공

십자가와 성경 내용을 나무로 구현하는 12년차 목공예 작가 정지은(45)이 19일 사순절 특별기획전 ‘비워낸 나무, 손끝에 닿은 쉼’ 전시를 앞두고 전한 소감이다. 오는 24일부터 4월 4일까지 서울 강남구 제이드409에서 열리는 기획전에는 정 작가의 주요 작품 40여점이 전시된다.

작가 정지은의 '그 사랑의 깊이'. ㈜구즈·도서출판 더울림 제공

전시회 주제는 ‘비워낸 나무, 손끝에 닿은 쉼’(빌 2:5)이다. “나무를 깎아내는 묵묵한 비움에서 시작해 십자가를 바라보는 간절한 닿음을 지나 마침내 평강의 쉼에 이르는 여정”이란 기획 의도에 맞춰 작품을 ‘비움’ ‘닿음’ ‘쉼’으로 분류해 선보인다. 그는 이날 전시회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주님을 가장 사랑하는 날’ ‘혈루증 여인’ ‘어머니의 기도’ ‘주님의 몸 된 교회’ 등 5점을 대표작으로 소개했다.

작가 정지은의 '혈루증 여인'. ㈜구즈·도서출판 더울림 제공

가장 아끼는 십자가 작품으로 꼽은 건 ‘혈루증 여인’이다. 정 작가는 “혈루증 여인의 간절함과 그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매우 크게 느껴져 만든 작품”이라며 “여기서 십자가는 예수를 상징하는데 한쪽 팔은 각지고 다른 팔은 둥글다. 전자는 주님의 공의를, 후자는 사랑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혈루증 여인이나 한센인 등 복음서에서 약자와 예수가 만나는 부분을 읽으며 많이 울었다. 우리의 아픔을 깊이 위로하는 주님의 사랑이 느껴졌다”며 “(관람객 역시) 병을 넘어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 정지은의 '어머니의 기도'. ㈜구즈·도서출판 더울림 제공

작품의 영감은 주로 묵상한 내용이나 주일예배 설교에서 얻는다고 했다. 그는 “나무 작업 전 먼저 연필 스케치를 하는데 주로 묵상 중 받은 메시지를 그린다”며 “최대한 스케치대로 조각하려 한다. 기교를 덧붙이면 하나님의 의도와 멀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품 하나를 만들 때마다 주님과 나만의 이야기가 생겨 기쁘다”며 “묵상 내용을 기반으로 한 스케치가 이미 꽤 된다. 이를 작품화해 앞으로도 주님을 많이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은 작가가 19일 서울 강남구 제이드409에서 열린 사순절 특별기획전 ‘비워낸 나무, 손끝에 닿은 쉼’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정 작가는 고대경 예닮교회 목사의 격려로 2014년 목공예를 시작했다. 지금껏 작품 80여개를 제작했으며 경기도 안산제일교회와 인천 주안장로교회, 장로회신학대 등에서 ‘말씀 십자가’ 전시회를 열었다. 고대경 목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혈루증 여인’ 스케치를 보며 ‘평생 본 작품 중 가장 귀하다’는 생각이 들어 목공예를 권유했다”며 “구원과 복음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끌어내는 그의 작품이 국내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K-나무 십자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평일(월·화·목·금)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첫날과 수·일요일은 오후 2~7시에 관람 가능하다. 오전 11시와 오후 2·5시엔 작가에게 듣는 작품 설명 시간도 열린다. 정 작가는 “그리스도는 작고 작은 인간의 틀 안에 갇힌 분이 아니”라며 “전시회의 여러 작품을 보며 주님이 표현하는 다양한 사랑 방식과 풍성한 은혜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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