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전 시대 핵심 부품 ‘배터리’ 유망주 어디? [미장 보석주]
최근 전쟁 양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대규모 지상군이 맞붙는 전통적 전쟁 대신, 드론을 활용한 무인 전쟁이 주요 전투 방식으로 떠오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등 중동 지역 분쟁에서 소형 드론이 정찰·타격·자폭 등 임무를 수행하며 핵심 무기로 활용되는 중이다.
전쟁에서 드론 활용도가 높아지자 드론 기체뿐 아니라 센서, 통신 장비,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기업까지 투자자 관심이 확대된다. 특히 드론 체공 시간과 작전 반경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배터리가 주목받는다. 무게는 가볍고 에너지 밀도는 높은 배터리를 확보해야 비행 거리와 체공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미국 배터리 기업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에 이목이 쏠린다. 실리콘 음극재 기반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를 앞세워 드론·항공·우주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다. 고성능 배터리가 필수인 국방용 드론 시장이 확대될수록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용 드론 시장 겨냥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는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배터리 기업이다.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로 흑연 음극재를 사용했다.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는 실리콘을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렸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동일한 무게로 더 긴 비행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드론과 항공기 분야에서 특히 유리하다. 이론상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보다 에너지 저장 용량이 10배가량 높다.
문제는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 팽창이 발생해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는 실리콘 나노와이어 구조를 적용해 이 같은 문제를 개선했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회사의 주력 제품인 사이코어(SiCore)는 최대 520Wh/㎏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자랑한다. 올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이 제품으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상용 배터리 중 최고 수준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600Wh/㎏에 가까운 성능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다.
단, 고성능 배터리는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는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친다. 전기차처럼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 대신 고성능이 중요한 항공·우주·방산 분야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회사의 수익성 전략은 적중했다.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인 252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난 수치다. 연간 매출 역시 7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02% 증가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4분기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 EBITDA는 18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실적 추정치 역시 공격적으로 제시했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 1억2500만달러 이상, EBITDA는 400만달러 이상이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자 주가는 곧바로 반응했다. 지난 3월 5일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주식 시장에서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 3월 6일 장중 17.29달러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하더니,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3월 11일 장중 19.4달러까지 치솟았다. 3월 11일 종가 기준 올 들어 136% 상승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주가가 뛰었다.
월가 눈높이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투자은행(IB) 크레이그할럼·캔터피츠제럴드·로스캐피털 등이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 목표주가를 20달러대로 높여 잡았다. 미국 CNBC에 따르면, 3월 9일 기준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의견을 제시한 9개 IB 중 2곳이 ‘강력 매수’, 7곳이 ‘매수’ 의견을 냈다.

드론 탑재 AI 늘수록 수혜
국방용 드론 시장이 성장할수록 드론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요는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방용 드론 수요가 2030년대 초까지 연평균 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은 드론 도입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최근 전쟁 양상이 드론을 활용한 공중전으로 바뀌는 흐름에 향후 국방용 화물 드론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방용 드론 배터리 수요 역시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이 대목에서 미국 국방 공급망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개정된 국방수권법(NDAA)은 미국 국방부가 운영하는 무인항공기(UAV) 배터리에 두 가지 핵심 요건을 부과했다. 첫째는 최종 배터리 조립은 ‘우려 대상 외국 기업’이 아닌 곳에서 진행돼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기능성 셀 부품을 해당 외국 기업으로부터 조달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 입장에서는 중국 경쟁사 제품이 시장에서 대거 퇴출될 수 있다는 점이 호재다.
회사는 최근 미국 국방혁신단(DIU)과 계약 규모를 기존 대비 280만달러 추가해 총 1480만달러로 확대하고, 셀 설계에 필요한 11개 내부 부품 전체에 대해 NDAA 준수 공급 업체 선정을 완료하며 공급망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드론에 자율비행, 실시간 표적 탐지, 영상 분석 등 인공지능(AI)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는 점도 고성능 배터리 수요를 높이는 배경이다. AI 연산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센서가 추가되면 자연스럽게 전력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주은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드론 내 AI 기능이 탑재되면 고성능 연산과 데이터 처리를 위한 전력이 더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배터리가 아닌 연료를 사용하는 상당수 드론이 배터리 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국방용 드론 산업은 정부 계약 의존도가 크다는 특징을 갖는다. 어떤 드론 제조사가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업체의 성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경쟁도 치열하다.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는 중국 CATL,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등 대형 배터리 기업과 기술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단, 경쟁사는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인 반면, 앰프리어스테크놀로지는 항공·드론 시장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무엇보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투자자가 진입하기에 가격 부담이 커졌다.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향후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된 상태다. 만약 향후 확인되는 실적이나 수주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드론에 대한 절대적인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은 맞다”면서도 “어떤 드론 기업이 정부와 계약을 체결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다수 드론 기업이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며 “고객사가 대량 양산을 시작할 때까지 배터리 회사는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1호(2026.03.18~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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